IMC에서 IBC로: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2026. 2. 26. 10:20INSIGHT

 

요즘 브랜드 전략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IMC에서 IBC로의 전환이다.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는 오랫동안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여겨져 왔다. PR, 광고, 프로모션, 디지털, 오프라인 등 흩어져 있던 메시지를 하나로 통합해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자는 전략이다. 

러나 최근 들어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키워드는 IMC가 아니라 IBC(Integrated Brand Communication)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화가 아니라,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IBC로의 전환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IMC가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IBC는 “우리는 누구인가”에서 출발한다. 

IBC는 커뮤니케이션을 홍보·마케팅 부서의 기능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제품, 서비스, UX, 고객 응대, 조직 문화, 심지어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까지 모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일부로 본다. 다시 말해, 홍보나 광고는 브랜드를 말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고, 브랜드는 말보다 행동과 경험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는 관점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다.

 IMC는 여러 채널에서 같은 말을 하게 만드는 전략

 IBC는 조직 전체가 ‘브랜드답게’ 행동하게 만드는 전략

 

그렇다면 왜 지금 IBC인가? 

사실 IBC가 주목받은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 아니다. 소비자와 시장, 그리고 업계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IBC로 이동해 왔고, 기술 혁신이 가속화될수록 그 전환의 속도 또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1) 소비자는 더 이상 메시지를 믿지 않는다.

광고보다 리뷰실제 사용 경험이 브랜드 인식을 결정한다.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순간, 브랜드 신뢰는 빠르게 무너진다.

2) 소비자 접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앱 UI, 고객센터 응대, 구독 서비스 알림 한 줄이 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 시대다. 이 모든 접점을 하나의 브랜드 기준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정체성을 잃게 된다.

3) 무엇보다, 브랜드에게도 ‘태도’ 요구되는 시대다.

환경, 다양성, 기술 윤리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브랜드는 침묵할 수도, 말만 할 수도 없다. 브랜드의 선택과 행동이 곧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실제로, 잘나가는 브랜드들은 이미 IBC를 하고 있다

애플을 떠올려보자.

애플은 광고에서만 ‘Think Different’를 말하지 않는다. 제품 디자인, 매장 경험, 패키징, 키노트 발표 방식, 고객 지원까지 모두 같은 브랜드 언어로 작동한다. 이는 잘 정리된 IMC를 넘어, 전사적 차원의 IBC에 가깝다. 애플다운 경험 자체가 커뮤니케이션이다.

나이키 역시 슬로건을 말로만 외치지 않는다. 스포츠, 사회적 이슈, 선수 후원에 대한 선택 자체가 ‘Just Do It’을 실천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메시지가 아니라 브랜드 태도로 기억된다.

삼성전자는 기능 중심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갤럭시 생태계와 UX 경험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설명하는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광고보다 ‘써보면 느껴지는 브랜드’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브랜드를 ‘홍보하는 대상’이 아니라 운영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즉, 기업들이 IBC로 전환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접점은 많아졌고소비자는 더 똑똑해졌으며, 브랜드는 점점 더 많은 ‘입장’을 요구받고 있다.

이제 브랜드는 “우리는 이런 회사입니다”라고 말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나요?”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IBC는 그 질문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효과적인 IBC를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1) 첫째, 브랜드 코어가 분명해야 한다.

많은 조직이 미션과 비전을 선언하지만, 그것이 실제 선택의 순간에 작동하 않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 코어는 위기 상황,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순간, 단기 실적과 장기 가치가 부딪히는 지점에서 더욱 선명해져야 한다. 어떤 기회를 포기할지, 어떤 전략을 우선할지, 어떤 기준에서 타협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내부의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2) 둘째, 브랜딩은 홍보·마케팅 영역으로 한정할 수 없다.

브랜딩은 홍보·마케팅 부서가 리드하지만, 고객 경험은 조직 전체에서 완성된다. 제품이 약속한 가치와 디자인이 전달하는 감성, 고객 응대의 태도, 내부 인재를 대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면 브랜드는 분열된 인상을 남긴다.

3) 셋째, 메시지보다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오늘날 브랜드 평가는 일상의 접점에서 형성된다.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를 메시지로 기억하지 않는다. 반복적으로 경험한 태도와 시스템, 그리고 일관된 의사결정의 결과로 브랜드를 인식한다.

 

IMC가 끝난 건 아니다.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다. 

이제 브랜드는 잘 말하는 회사가 아니라 일관되게 행동하는 존재로 평가받는다.

IBC로의 전환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변화가 아니라, 브랜드를 기업 운영의 중심에 두겠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그 선언을 실제로 실행해내는 기업만이 복잡하고 시끄러운 시장 속에서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로 남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정혜윤 이사가 기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