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27. 15:01ㆍINSIGHT
영향력 있는 착한 캠페인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공익을 통해 상상력을 실현하는 기획의 힘
디마이너스원(D-1)의 김장한 공동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광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기획자 중 한 명이다. '모두의 드리블' 캠페인으로 클리오 스포츠 어워드에서 금상과 은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2024년 서울영상광고제에서는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을 포함한 총 11개의 수상으로 대행사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커리어 성취를 넘어서, 그의 기획이 국제적인 공감과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디마이너스원이 만들어내는 캠페인들은 세계적인 흐름과 맞닿아 있다. 오늘날 글로벌 브랜드가 주목하는 캠페인의 핵심은 단순한 소비 유도가 아닌, 지속 가능성, 사회적 가치, 그리고 문화적 연결에 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선한 영향력'이라는 공공적 가치와 '누구나 실천 가능한 메시지'라는 현실성을 접목해내며 자신만의 언어로 그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그의 기획은 언제나 '선한 영향력'이라는 공공적 가치와, '누구나 실천 가능한 메시지'라는 현실성을 함께 담는다. 그는 캠페인을 하나의 말 걸기라고 여긴다. 반전보다는 공감, 완성보다는 과정, 규모보다는 실행. 김장한 대표가 보여주는 기획의 태도는, 결국 이 질문으로 모인다.
“좋은 기획은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그에 대한 그의 방식은 이렇게 대답한다. “그럼, 일단 해보자.”
"공익은 가능성을 제약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상상력을 허락한다." 이 문장은 단순한 이상론이 아니다. 실제로 기획이라는 일을 계속해서 해 나가려는 사람에게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다. 이 글은 디마이너스원의 김장한 대표 인터뷰를 바탕으로, 우리가 공익이라는 단어에 덧씌운 편견을 벗겨내고, 기획자로서 지속 가능한 창의성을 어떻게 기르고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천적 통찰을 제안한다.
1.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설렘': 브랜드 철학이 곧 기획의 출발점 디마이너스원이라는 이름은 '내일을 준비하는 하루 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을 보면서 개업 전날, 분주하게 준비하는 장면 속 설레어 하는 출연진들의 표정을 보며 떠올리게 되었다는 이 이름은 '기획'이라는 행위의 본질과 매우 닮아 있다. 우리는 늘 완성되기 직전의 긴장과 설렘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현 가능한 형태로 다듬는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국 우리는 늘 그 과정 속에서 그것을 준비하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공익 캠페인도 마찬가지다. 이윤보다 의미를, 브랜드보다 사람을 중심에 놓는 일. 하지만 그것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김 대표는 이 분야에서 수익과 브랜드 가치를 함께 창출해내는 실험들을 해왔다. ‘착한 일은 돈이 안 된다’는 통념에 도전하며, 실제로 ‘그대로 괜찮은 쿠키’ 같은 사례를 통해 브랜딩과 공익을 동시에 실현했다.
2. 관찰하고 구조화하라: 레퍼런스를 넘는 사고의 확장 기획의 첫 걸음은 좋은 인풋이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내 안에 저장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달라진다. 김 대표는 좋은 아이디어를 ‘구조화’하는 훈련을 강조한다.
"법을 지키지 않는 상황을 감성적으로 소구하여 해결한 사례입니다."
이런 식으로 문제-솔루션-감정의 흐름을 구조로 기억해두면, 새로운 기획 상황에서 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참고’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내 언어’로 재구성하는 힘. 이것이 기획자의 기본기이자 장기 생존 전략이다.
김장한 대표의 성장스토리를 들어보면 '공모전에서 현장까지, 기획자가 되기까지 매우 적극적인 실험의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 시절 그는 광고 업계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공모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학교 친구이자 현재 공동 대표로 함께하고 있는 김동길 대표와 팀을 이루어 수많은 공모전에 도전하며 실전 감각을 키웠다.
그의 대표적인 성장 계기는 ‘패럴림픽 스티커 캠페인’이었다. 원래 공모전 제출용이었던 이 아이디어를 실제로 집행해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김동길 대표와 함께 기차 안 장애인 마크 위에 스포츠 동작이 추가된 작은 스티커를 몰래 붙여놓고, 승객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로 따뜻했고, 그는 이 반응을 직접 언론에 제보했다. 단순한 실험으로 시작된 이 캠페인의 결과는 놀라웠다. 공중파 방송국의 언론 보도와 함께 이 캠페인은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실제 기업과 기관에서도 제안이 이어졌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서 남들이 알아서 써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제가 먼저 실행해보니, 그제서야 그것이 진짜가 되었습니다."
공모전이라는 틀 안에서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먼저 던져보고 반응을 지켜보는 것. 그는 실행이 아이디어의 진짜 검증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익혔고, 이후 그들은 디마이너스원을 설립하고, 선제안을 통해 GS칼텍스와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방식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경험은 그의 기획 철학과 실행 중심 사고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된 것이다.
3. 해보는 사람이 결국 앞선다: 실행 중심 사고 실행은 기획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김장한 대표는 '생각'보다 '실행'이 빠른 사람이다. 그는 단순히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칠고 작더라도 현실에 아이디어를 놓아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의 많은 프로젝트들이 그렇게 시작됐다. 벽보처럼 붙이고, SNS에 공유하고, 반응을 살펴보며 조금씩 다듬어진다.
‘작은 실행’이야말로 기획의 진짜 검증 방법이다. 실행은 리스크가 있지만, 동시에 가장 빠르고 확실한 피드백 루트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을 단순한 기획자 혹은 아이디어 제공자에서 실천가로 이동시킨다.
“당시에는 우리는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광고주라고 할 수 있는 주체가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가 주체가 되어 우리의 아이디어를 직접 집행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도 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4. 기획자의 태도: 반복, 구조화, 그리고 놀이 김장한 대표는 단순히 번뜩이는 아이디어보다,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사고 훈련에 더 집중한다. 그의 일상에서 중요한 루틴 중 하나는 바로 마인드맵을 활용한 아이데이션이다. 단순한 키워드 나열을 넘어서, 김 대표는 마인드맵을 통해 아이디어의 확장을 시각적으로 정리하고, 문제-솔루션-감정의 흐름을 함께 그려본다.
그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중심에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또는 브랜드의 과제를 적는다. 예를 들어 “청소년 흡연율 감소”라는 주제를 적으면, 그 주위로 ‘문제의 원인’, ‘기존의 접근’, ‘문화적 맥락’, ‘기존 캠페인 레퍼런스’, ‘감성적 접근 가능성’, ‘행동 유도 방식’ 등으로 가지를 뻗어 나간다.
이후 그는 각 가지에서 나오는 키워드들을 연결시키며 새로운 관점을 만든다. 예컨대 ‘문화적 맥락’에서 ‘친구 따라 피우기’, ‘멋져 보이려는 욕망’이 나왔다면, ‘감성적 접근’에서는 ‘자기 효능감’, ‘존중받는 느낌’ 같은 키워드를 도출한다. 이런 식으로 겉보기에 무관한 두 요소를 연결하는 지점에서 새롭고 독창적인 컨셉이 탄생한다.
또한 그는 팀과 함께 '제한어 아이데이션'도 자주 진행한다. 예를 들어 “이 아이디어에는 ‘반전’, ‘소리’, ‘움직임’이라는 요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일부러 설정하는 방법이다. 그는 말한다:
"아이디어는 무(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프레임 안에서 부딪히다 보면 더 많은 것이 나옵니다."
이런 식의 제한이 오히려 창의성을 유도한다는 것인데, 팀원들과는 종종 뇌피셜 분석을 병행한다. 특정 광고를 보고 “이건 왜 이런 포맷을 썼을까?”, “왜 이 카피를 선택했을까?”를 두고 서로 추론해보며, 기획자의 시선을 키운다. 그는 이런 방식을 ‘아이디어 근육을 키우는 놀이’라고 부른다.
결국 기획이란, 사소한 의문에서 시작해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확장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가끔은 놀이고, 가끔은 사명이며, 결국엔 설계된 반복이다.
5. 시스템을 설계하라: 교육으로서의 기획 기획이란 결국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이다. 디마이너스원은 단발성 캠페인을 넘어서 아카데미와 학교 설립까지 비전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와 기업을 위한 기획이 아니라,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위한 생태계를 고민한다.
"우리는 정말 학교를 세워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가 말하는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다. ‘공익은 돈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직접 증명한 방식을 구조화하고, 더 많은 기획자가 스스로 실행해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그가 설계하는 아카데미는 바로 그런 다음 세대 기획자들을 위한 실험실이다. 브랜드와 사회를 동시에 이해하고, 공익적 상상력을 실현 가능한 언어로 바꿔낼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이들이 더 많이 등장할 수 있도록, 디마이너스원은 시스템을 만든다. 그야말로 공익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구조 설계다.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이다. 디마이너스원은 단발성 캠페인을 넘어서 아카데미와 학교 설립까지 비전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단순히 브랜드와 기업을 위한 기획이 아니라, 차세대 크리에이터를 위한 생태계를 고민한다.
창의성은 운이 아니라 습관이다. 그렇게 레퍼런스를 단순한 소비에서 놀이로 바꾸면, 아이디어는 어느 순간 내 안에 축적되고 연결된다.
확신보다 실현 가능성을 택하는 일이 많아졌다. 오랫동안 마케팅 기획을 하다 보면, 자꾸만 검증된 길을 선택하게 된다. 오늘 김장한 대표와의 대화는 그 익숙한 경로 위에 작은 물음을 놓았다.
“희박한 가능성으로도, 현실을 바꿀 수 있지 않나요?”
그리고 그 가능성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상상력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니 다시 말하자면 “공익은 가능성을 제약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상상력을 허락한다.”
*이 포스팅은 박소연 상무가 기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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