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17. 10:29ㆍWORK
복합쇼핑몰=쇼핑+α
스타필드와 더현대서울. 이 둘은 어떻게 다를까. 겉보기에는 구분이 쉽지 않다. 똑같이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온갖 팝업도 열린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차이점은 ‘엔터테인먼트’에 있다.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는 문화·관광 등 즐길거리를 ‘반드시’ 제공해야 하지만, 백화점인 더현대서울은 오락 요소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판매만 잘하면 된다.
그런데 더현대서울은 왜 그토록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열을 올릴까. 판매만 잘 하기에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시장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 317개였던 대규모 점포수는 지난해 1,191개로 무려 275% 증가했다. 이렇게 오프라인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한데, 밑에서는 온라인 채널이 매섭게 추격해오고 있다. 2015년 약 30%였던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23년 상반기 49.8%까지 증가했다. 역전이 코앞이다. 쿠팡은 올해 2분기 연속 이마트 매출을 뛰어넘었다.
실물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확인하고, 구매는 온라인 최저가를 검색해서 하지 않는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MZ세대가 열광하는 소위 힙한 브랜드들은 매장을 판매 공간이 아니라 쇼룸으로만 운영하거나 추구하는 가치, 무드를 표출하는 콘셉트 공간으로만 운영하기도 한다.
판매만 잘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된 것이다.
리테일테인먼트 :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팝니다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리테일테인먼트(Retail+Entertainment)’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오프라인이라서,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력이 오프라인의 경쟁력이 됐다.
복합쇼핑몰을 비롯한 대규모 유통 업체들은 최근 팝업 성지를 자처한다. 더현대서울은 백화점 워딩을 과감히 버리고, 지하 1층 대행사장을 팝업 전용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돌 공연처럼 피켓팅을 뚫어야 방문할 수 있을 만큼 문전성시를 이룬다. 롯데월드몰도 야외광장과 석촌 호수 일대에 초대형 벨리곰, 회전목마, 러버덕 등을 전시하며 발길을 사로잡곤 한다.
한정된 시간 동안 즐기는 특별한 콘텐츠와 인스타그래머블한 인테리어로, 유행에 민감하고 나만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놀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호점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트렌드를 쫓으면서도 개성을 강조하는 MZ세대에게 힙하고 희소성 있는 브랜드는 명품만큼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오픈런은 샤넬에만 국한된 소비문화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제품이 아닌 경험과 재미를 판매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홍보는 어떻게 접근해보면 좋을까.
Point 1. 홍보 소재에 따라 테마와 키워드를 달리 하라.
사람을 한 가지 특징으로만 정의할 수 없듯이 기업도 한 가지 키워드로 표현할 수 없다. 스타필드는 예시와 같이 홍보 소재 별 키워드를 개발해 언론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1) 쇼핑테마파크 = 우리 가족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는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따라서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 비물판 시설 비율이 30~40%인데, 이 공간들은 스포츠몬스터, 아쿠아필드, 고메스트리트 등 엔터테인먼트와 F&B 특화 테넌트들로 채워져 있다. 코엑스몰점을 제외한 전 점포 무료주차인 것도 오래 머물 때 발생하는 주차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일환이다.
2) 별마당 도서관 = 일상 속 열린 문화 공간
별마당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라, 문화예술 플랫폼이다. 클래식 공연장으로, 세계적인 석학의 강연장으로, 신진 작가들의 데뷔 무대로 역할하며 일상 속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 오고 있다.
3) 지역 상생 = 동반 성장 파트너
스타필드는 ESG에 진심인 편인데, 지역사회 일원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일시적·금전적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지역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상생 활동을 펼친다.
4) 신규 출점 =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
신세계프라퍼티는 올해 말 스타필드 수원 오픈을 시작으로 25년 창원, 27년 청라 오픈을 목표하고 있으며, 스타필드 광주도 추진 중이다. 도시개발인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도 맡고 있다. 리테일부터 복합개발, 도시개발까지 공간의 가치에 고객 경험을 더하는 개발·운영을 진행 중이다.
Point 2. 이슈가 다르면, 타깃 기자군도 달라야 한다.
유통 업체라고 해서 산업부 유통 출입 기자들만 관리할 필요는 없다. 이슈에 따라 별마당 도서관 이슈는 문화부, 신규 출점 이슈는 지역기자까지 배포해 보자. 물론, 면밀한 관계 관리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대승을 거두기는 어렵지만, 소소한 1승은 기대해 볼 수 있다.
Point 3. 실감나는 현장을 제공하라.
복합쇼핑몰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파는 업이다. 따라서 글 대신 이미지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클린컷보다는 방문객이 많은 앵글을 활용해 볼륨감 있게 연출하는 것이 좋다.
Point 4. 시즌 이슈를 선점하라.
설, 봄나들이,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시즌 이슈는 매년 돌아오는 이슈이지만, 유통업계 주목도가 가장 높은 이슈이기도 하다. 따라서, 경쟁 업체보다 한발 빠른 이슈 선점이 중요한데 1~2주 여유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Point 5. 소상공인도 주요 PR타깃이다.
대규모 점포가 입점하면 소상공인은 생계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주요 이해관계자다. 지역 내 원활한 안착을 위해서는 안팎으로 소상공인 대상 PR 아이템 발굴이 필요하다.
Point 6. 사건사고에 대비하라.
쇼핑 시설은 생각보다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공간이다.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화재나 누수가 생길 수도, 방문객이 투신하거나 흉기 난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에는 발생 가능한 사건사고에 대해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고, 중대재해처벌법 대비 가이드를 구비해 두는 것이 좋다. 상황 발생 후에는 피해 규모, 처리 방식, 재발 방지책 등을 빠르게 논의해 언론에 정확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의 일이라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유사 상황 발생 시 다른 업체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사전 예방책은 있는지, 똑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취재가 들어오곤 하니, 대비해 두는 게 필요하다. 실제, 모 아울렛 화재는 복합쇼핑몰 안전관리 미흡 문제로, OO몰 투신은 고층 건물 안전장치 문제로 기사화된 바 있다.
*이 글은 박경빈 과장이 기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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