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홍보 수주의 80:20 파레토 법칙(Pareto's Law)

2023. 9. 18. 11:30INSIGHT

#1. 보이지 않는 20% 디테일에 의해 좌우되는 공공입찰 성패 여부

매년 1분기가 되면 나라장터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부처와 산하기관의 홍보용역 공고가 올라온다. 이 기간에는 정보전이 치열하다. 대행사들의 정보전은 경쟁사와 협력사를 가리지 않는다.

각 사가 획득한 정보를 지키고, 다른 업체보다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공고 기간 보이지는 않지만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업체 간 제안서 작업에 있어 참여 구성원들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 그건 바로 드러나지 않지만, 타이밍에 맞게 습득된 중요 정보(20%)와 다양한 변수와 해결방안이 담긴 제안서(80%)라는 결과물이다. 이 파레토 법칙(Pareto's Law)을 잘 활용해야 입찰 성공이라는 관문을 잘 통과할 수 있다.

 

나라장터 홈페이지

 

#2. '롱런'의 키, 인정받는 것을 먼저 고려하라

얼마 전 공무원들과 식사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저희가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아세요?" 나는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긋이 웃으며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어떤 의미신지"라고 말했다. 지혜롭게 말하고 행동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말은 날카로우면서도 무거웠다. "강도보다 도둑이 나아요."

유쾌하던 자리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았다.

그는 선거를 인용해 "만약, 선거를 앞두고 한 정당은 1,000만 원의 뇌물을 받았고, 다른 정당은 5,000만 원을 받았다면 국민은 1,000만 원을 받은 정당을 선택하는 것과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길게 내다보지 않고 단기간에 많이 가져가려 하면 그만큼 용역 수행의 결과가 미흡했다는 말이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매년 홍보업체들이 용역 수주 경쟁에 휩싸이고 있는데 업체들의 특징을 보면 처음에 많은 수익을 내려 하는 80%의 용역업체들의 손바뀜이 자주 일어난다. 이와 반대로 용역 수행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만족도가 높은 20%'롱런'을 향한 발판을 탄탄하게 마련한다는 셈이다.

 

출처: 셔터스톡(www.shutterstock.com)

 

#3. '성공 비율 3할? 나머지 7할의 실패... 줄어드는 도전정신

공공기관에서 나와 홍보대행사 직원으로의 10년, 언제부터인가 야구에서 타자의 성공 기준인 3할이라는 잣대를 우리 홍보업계도 대명사처럼 쓰고 있다. 3할에만 속하는 것만으로 대행사도 직원도 우월감에 빠질 수 있다. 반면, 다른 업체로서는 시기 반, 부러움 반의 대상이 될 것이다.

사실 3할이라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7할은 실패한다는 뜻이다. 실패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다. 명언 중 성공보다 실패를 먼저 권하는 명언이 있다.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다. 역설적이지만 실패도 해 봐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는 매년 입찰 경쟁을 하는 우리는 이 말에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일 년 중 몇 번 도전의 실패는 위태로운 존립이란 생각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도전보다 현상 유지라는 현실에 우리를 안주하게 만든다. 그러나 현실 안주는 퇴보로 이어진다. 도전보다 오히려 성공 확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오늘날 우리 회사가 성공적 시장 안착 성공 뒤에는 오랜 경험, 성공적 사업추진 성과, 전문인력 ‘3박자 있었다.

 

출처: 셔터스톡(www.shutterstock.com)

 

#4. 국내 홍보업계 탑 티어가 된 피알원, 생존 비결은?

매년 5할 이상의 입찰 수주를 할 수 있었던 싹쓸이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첫 번째 경영진의 '신중함'이 있었을 것이다. 무턱대고 입찰을 밀어붙이는 대신 내부 분석과 클라이언트의 의견수렴 및 정보를 수집해 입찰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여 치열한 생존싸움 단계를 극복했을 것이다.

두 번째, 시니어 직원(PM)들이 자존심을 지키기보다 상황을 인정하고 문이 열릴 수 있도록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설득해 온 노력의 결과물이다. ‘생존싸움 단계에서 주도(체급) 싸움 단계에 올려놓았다는 의미다.

세 번째로 다양성을 가진 젊은 후배들의 열정적이고 전면적인 참여로 우리는 예측할 수 있는 성공단계에 돌입했다. 결과로 지금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탑-티어(Top-Tier) 종합홍보대행사로 유명해지고, 홍보업계를 견인하고 있다.

 

송년회, 문화행사를 하는 피알원의 모습

 

#5. '큰 손' 잡아라

우리 회사가 가장 주력으로 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다양한 프로젝트 수주를 통한 균형발전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대규모 프로젝트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공부문 신사업 프로젝트 온보딩을 추진하면서 담당 부서 임원 기관장(대표)들을 잇달아 면담하며 직접 발로 뛰면서 영업맨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20:80’의 파레토 법칙이 아닌 ‘5:95’의 슈퍼 파레토 법칙이 적용될 수 있는 해법을 공공부문에서 찾으려는 도전의 일환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클라이언트와의 협상을 통해 한 군데만 유치하게 되어도 한 본부가 충분히 먹고사는데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인 협상력을 강화해야 한다.

내년에도 어김없이 대규모 홍보 수주 이 열리게 된다. 우리만이 간직하고 있는 차별화 경쟁력을 통해 수주 승전보에 열광하고 싶다. 우리에게는 200여 명의 장수와 12명의 선봉장이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홍보가 필요한 길목을 지키면 주도권을 가지고 경쟁사를 능히 두렵게 할 수 있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으니, 입찰에 떨어졌을 때는 그 사실을 경쟁사에 알리지 말기를.”

 

* 이 포스팅은 최기준 이사가 기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