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8. 16:34ㆍINSIGHT
IT 기기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업무의 상당 부분은 이메일로 이루어진다. 이메일이 세상에 등장한 지 어언 20여 년 남짓 된 듯한데 이제 이메일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하루에도 업무상 백여 통의 이메일을 받곤 하는데 상사나 고객에게 보내는 메일을 보면 여전히 눈에 거슬리는 표현들이 많다. 아니 눈에 거슬린다라기보다는 어법상 문제가 있고, 커뮤니케이션에 상당한 지장을 주는 단어들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오류가 ‘요청’이라는 단어이다. 요청은 사실상 아랫사람이 위사람에게 정중하게 하는 부탁의 의미가 강하다. 사전적으로야 ‘필요 시 어떠한 일이나 행위를 청하다’ 지만 청(請)하다라는 말은 정중한 부탁을 의미하는 것인데, 가끔 이메일로 답장을 받다보면 내가 직원에게 지시한 내용을 직원이 ‘상무님께서 요청하신…’ 이라며 회신을 줄 때는 제대로 된 어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때는 ‘상무님께서 얘기하신’ 으로 바꾸는 것이 낫다. 지나친 경어 남용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상사에게 메일을 보낼 때는 ‘제가 요청드린 자료, 어떻게 됐나요?’ 를 권장할 만하다.
또 다른 예는 ‘답변 바랍니다’ 라는 표현이다. 이것 역시 윗사람에게 보낼 때는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한다. ‘답변 바랍니다’ 라는 말에는 약간의 강제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회신을 부탁드립니다’ 가 훨씬 정중하고 상황에 잘 어울린다.
한자어 오류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불란을 일으켰다’ 가 아니라 ‘분란(紛亂)을 일으켰다’ 가 맞으며, 교회에 가서 ‘회계하다’가 아니라 ‘회개(悔改)하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너는 후한이 두렵지 않으냐?’ 가 아니라 ‘후환(後患)이 두렵다’ 로 써야 하며, ‘형광판’에 개요를 적었다가 아니라 ‘현황판’에 개요를 적어야 하는 것이다.
이메일에서는 또한 과하지 않은 적절한 수준의 이모티콘은 필요하다고 본다. 장문의 이메일보다는 ^^ 라는 표현이나 ㅎㅎ , 또는 무안함을 나타내는 ^^; 이 정도의 이모티콘이 가미된 짧은 문장이 더 설득력 있고 메일을 받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너무 많은 이모티콘 남발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어법에 맞지 않는 언어나 적절하지 못한 한자어의 사용은 커뮤니케이션의 격(格)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우리나라 말의 역사와 특성상 적절한 한자어의 혼용(混用)은 불가피해 보인다. 균형감을 가지고 평상 시 많은 독서와 관심으로 짧지만 정확하고 바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성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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