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6. 10:58ㆍINSIGHT
미디어 트레이닝(Media Training)이라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디어에 대한 이해, 미디어(언론 또는 기자) 응대 요령, 브리핑, 인터뷰 등에 대해 실전처럼 생각하고 미리 연습하는 것을 말합니다. ‘뭐 언론에서 만나자고 하면 만나면 되고, 인터뷰 하자고 하면 내가 속해 있는 회사(단체, 기관, 정부 부처)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신껏 말하면 되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새삼스레 무슨 트레이닝이나 연습을 한다고 하면서… ’매일 신문 보고 방송을 보는데 그 정도도 못 할까봐’ 하면서 조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견 맞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팩트만 잘 전달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부담 갖지 않고 편안하게 미디어를 생각하고 응대하는 것, 필요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회사, 기관, 단체에서 미디어 취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상당히 곤혹스런 상황에 빠지곤 합니다.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최고경영자가 생각 없이 밝힌 이야기 때문에 회사 주가가 폭락하기도 하고, 미디어와의 미팅에서 현재 납품 진행중인 사실을 일부 언급해서 뉴스화된 뒤 그 기사를 접한 바이어 측이 중요 사실의 사전 유출을 빌미로 공급계약을 해지시켜 버리는 상황도 있습니다. 국민을 상대로 한 정책 설명에서 본질과 거의 관계 없는 잘못된 용어가 브리핑 현장에서 등장해 좋은 정책이 사면초가가 되어버리는 사례는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반면교사의 예입니다.
골프에 빗대어 얘기하자면 연습도 하지 않고 필드에 나가서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는 것만큼이나 잘못된 생각입니다.
가수는 노래 한 곡을 취입하기 위해 3천 번 정도 연습한다고 합니다. 프로골퍼도 스윙을 교정하기 위해 10만 번 이상 아이언을 휘두른다고 합니다. 심지어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는 골프를 처음 배울 무렵 아이언 밑에 새겨진 번호가 거의 지워질 정도로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미디어 트레이닝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습하기 창피해서, 또는 그 정도도 못 할까봐라는 약간의 자만심이 실제 상황에 접하면 의외로 NG가 많이 나는 것이지요. 실제로 미국 군(軍)은 미디어 트레이닝을 일반 군사작전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놓고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미디어 트레이닝이 되었나 봅니다. 그렇게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하는 군사작전의 설명, 중요 무기 구입의 배경 등을 미디어를 통해 국민과 적확하고 명료하게 소통하는 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군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정착된 것일 겁니다.
모 다국적기업의 한국 대표로 막 부임하신 분이 우리나라 유력언론과의 인터뷰를 하기 전에 기자에게 명함을 받고는 책상에 카드 던지듯 던져놓고 인터뷰를 진행했다가 담당기자가 상당한 모욕감을 느껴 사후 수습에 애를 먹은 적도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 미디어 트레이닝이 연극은 아닙니다. 실제 사실을 거짓말로 포장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럴 듯한 말로 국민이나 고객을 속여서 난처한 상황을 대충 넘어가는 트릭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 트레이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의 전달과 진정성, 메시지의 명료함입니다. 옷 잘 입고 대중(미디어) 앞에 나서고, 아나운서처럼 발음을 멋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전달해야 할 내용을 최대한 적확하게, 미디어를 통해 국민이나 고객(신문독자, 방송 시청자, 네티즌)에게 전하는 방법을 연습을 통해 연마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디어 트레이닝 시 가장 강조되는 것이 메시지 작성입니다. 국민이나 고객, 미디어가 공감할 제대로 된 명분을 도출하여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이나 고객의 공감을 얻지 못해 실패한 많은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추후 커뮤니케이션할 때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에 포함되는 주된 내용은…
1. 홍보의 이해 2. 미디어에 대한 이해 3. 메시지 작성 요령 4. 인터뷰 실습 5. 브리핑 실습 |
등입니다. 처음에는 어설퍼도 몇 번의 미디어트레이닝을 통해 많이 개선되는 사례를 종종 봐왔습니다. 트레이닝은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피알원은 정부부처, 군(軍), 공기업, 다국적기업, 국내기업 등에 대한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미디어 트레이닝을 통해 막연하게 알던 홍보와 미디어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되고, 미디어 접촉 시 비교적 자신감을 가지고 취재에 응하거나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는 평을 들을 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노래 잘 부르기에도 연습이 필요하고 골프, 축구, 테니스와 같은 운동에서도 연습이 필요하듯 요즘 같은 미디어 홍수시대에 미디어 트레이닝은 꼭 필요한 무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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