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9. 11:36ㆍINSIGHT
PR업무의 기본이 되는 퍼블리시티(Publicity)를 진행하다 보면 언론매체로부터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밝혀 달라는 인터뷰 요청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 미디어들은 취재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반론취재를 목적으로 반드시 인터뷰를 포함하려는 경향이 있다. 불리한 입장의 인터뷰라 해서 무조건 인터뷰를 거절한다면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터뷰에 응해야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같은 말이라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했다. 인터뷰도 연습이 필요하고 요령이 필요하다. 카메라가 있는 방송 인터뷰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번 달 피알원 뉴스레터 커버스토리에서는 인터뷰의 나쁜 사례와 좋은 사례, 그리고 피알원이 진행한 클라이언트의 미디어 트레이닝 사례를 통해 그 노하우를 익혀 보고자 한다.
인터뷰의 나쁜 사례 & 좋은 사례
부실 저축은행 퇴출 명단 발표를 앞두고 A신문사가 B저축은행 회장의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의 일이다.
B저축은행 회장은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몇 개월 시간도 줄 수 없단 말인가.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면 경영권은 연연해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아직 부실 저축은행 퇴출 명단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해당 저축은행이 현재 조사를 받고 있고 영업정지를 당할 것이라는 암시를 준 셈이 되었다. 이 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해당 저축은행은 대규모 뱅크런에 이은 주가폭락을 가져왔고 실제 며칠 후 영업정지를 당했다. 인터뷰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밝히지 말아야 할 사실마저 적나라하게 얘기해 위기를 자처한 경우이다.
한편 C정치가는 D라디오 방송과의 생방송 전화 인터뷰 도중 사전에 약속하지 않았던 질문을 진행자가 끈질기게 물어오자 불쾌감을 표시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는 D라디오 방송뿐 아니라 다른 언론들에게까지 반감을 사며 C정치가에 대한 언론들의 공세적인 기사를 쏟아내게 했고 결국 C정치가는 D라디오 방송국에 사과할 수 밖에 없었다. 주제에서 벗어난 질문을 던진 방송 진행자의 문제도 있었지만, C정치가가 그 상황을 여유로운 자세로 유머러스하게 넘겼다면 어땠을까?
이와는 반대의 사례를 보자. 영국의 블레어 총리와 노무현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을 할 때의 일이다. 영국의 한 기자가 기자회견의 주제에서 벗어난 영국 내 정치 상황에 대한 난감한 질문을 블레어 총리에게 던지자, 노무현 대통령이 “야구장에서는 야구 얘기만 하자”라는 얘기로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이처럼 인터뷰 시 사전에 약속하지 않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긴장된 태도로 대화를 차단하는 듯한 인상을 보이지 말고 과감하게 “제가 답변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혹은 “확인 후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도로 대응하는 게 좋다. 정보는 사전에 공개하기로 결정한 수준에서의 내용만을 공개하고, 잘 모르면서 어떻게든 인터뷰를 이어가려 하지 말자. 잘 모르면서 대답을 하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되고 얼떨결에 말해서는 안 되는 내용을 발설할 수도 있다.
모의 인터뷰 미디어 트레이닝 사례를 통해 배우는 인터뷰 요령
피알원은 최근 모 공기업의 임원 및 팀장급 실무자를 대상으로 방송 모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평상 시 언론 대응에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인터뷰 노하우 및 위기 시 언론 대응의 실수를 줄이는 인터뷰 기술 등에 대한 이론교육과 함께 직접 카메라 앞에서 일대일 인터뷰를 진행해보고 전문가에게 잘된 점과 잘못된 점 등에 대해 코칭을 받았다. 실제 모의 인터뷰 후 참가자를 대상으로 교육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19명 중 14명이 ‘매우 만족’, 5명이 ‘만족’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모의 인터뷰에서 많은 직원들이 실수했던 부분 등에 비춰 능숙하게 인터뷰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 본다.
1 인터뷰 수준은 고등학생 수준으로 쉽게 답변하라 모의 인터뷰에 응한 직원들 중엔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어려운 전문용어나 영어 단어를 섞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반인은 물론 기자도 특정 사안에 대해서 잘 모를 수 있으니 대답은 쉽게 설명하는 게 좋다.
2 문장은 짧게 끊어서 두괄식으로 대답하라 기자가 던진 질문에 대한 결론부터 바로 언급한다. 긴 문장으로 답변할 경우 원치 않는 멘트가 편집될 수 있으므로 필요한 말만 10초(방송 인터뷰의 경우) 이내로 짧게 얘기한다. 실제 방송 인터뷰의 경우 10초 안팎으로 짧게 소개된다.
3 천천히 또박또박 구어체로 말한다. 정치 대변인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말은 빨리 하지 말고 가급적 천천히 또박또박 메시지를 전달하자. 자료를 보고 읽는다는 느낌이 나지 않도록 문어체보다는 구어체로 말한다. '및' '~하여' '금번 정책은' 등의 문어체적 표현은 삼가한다.
4 불필요한 말은 생략하자. 모의 인터뷰를 받은 직원들 중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시다시피...' '에...' '음...' 등의 불필요한 말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불필요한 말은 생략하자.
5 사실과 다른 괴담 수준의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가급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한다. 이때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되면 더욱 좋다. 주제와 다른 질문을 할 경우에는 사전에 정해진 주제에만 대응하도록 한다. |
말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시선, 태도, 자세 등도 아주 중요하다. 특히 TV 방송의 경우 비언어적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1 당당한 인터뷰 자세와 생생한 현장 배경 자신감 있는 당당한 태도와 말하는 톤은 신뢰감을 준다. TV 인터뷰의 경우 배경도 매우 중요한데 관련 있는 현장에서 인터뷰할 때 더욱 생동감을 줄 수 있다.
2 기자의 눈을 바라보는 시선 처리 인터뷰 도중 시선이 흔들리거나 아래 대본을 향하거나 불안해 보이면 신뢰감을 줄 수 없다. 시선은 취재기자의 눈이나 목을 쳐다보는 것이 좋다.
3 복장은 가급적 단정하게 한다. 깔끔한 외모는 신뢰도와 직결된다. TV 인터뷰 시에는 줄무늬 셔츠는 화면이 번져 보이므로 피한다. |
피알원은 모 국가기관의 모의 기자회견 미디어 트레이닝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일대일 인터뷰와 많은 기자들이 모아 놓고 브리핑하는 기자회견의 경우 약간의 차이가 있다.
브리핑은 쉽게(Easy), 간단하게(Simple), 감명 깊게(Impressive), 이 3가지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일대일 인터뷰와 브리핑의 가장 큰 차이는 인터뷰의 경우에는 취재 기자 혹은 카메라에 시선을 고정해야 하지만 브리핑의 경우에는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한 원고를 단순히 읽는 게 아니라 원고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구어체로 쉽게 설명해 주어야 한다.
1 짧은 단문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2 가급적 문장을 외워 청중을 바라보며 호소력 있게 전달한다. 원고만 보고 읽을 경우 전달력은 반감된다. 일부 문장은 가급적 외워서 고개를 들고 청중에게 시선을 맞춘다. 3 과하지 않은 적절한 제스처를 취한다.
이상으로 설득력 있는 인터뷰를 하는 요령에 대해 살펴보았다. 미디어 트레이닝은 단순히 카메라 울렁증을 극복하거나 이미지를 미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미디어 환경에 맞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앞서 소개한 인터뷰 요령들만 기본적으로 익혀도 누구나 공중을 사로잡는 인터뷰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홍보회사 피알원 문형진(hjmoon@prone.co.kr)상무를 인터뷰해서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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