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언론PR의 역할 – “PR은 두 날개로 난다”

2018. 2. 28. 17:44INSIGHT

바야흐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이다. 아니, 이제는 이러한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소위 ‘공자왈 맹자왈’ 경전을 읊고 있는 듯 고리타분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과거에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으로만 향해 있던 ‘커뮤니케이션 창’이 이제는 PC와 모바일기기, 그리고 그 안에 다양한 커뮤니티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생겨나고 있다. 또, 그 창을 통해 일방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던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창을 통해 정보를 생산, 확산하는 소비자이자 동시에 생산자가 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사회환경의 변화는 PR분야에도 빠른 변화를 가져왔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PR’이라고 말을 하면 별도의 수식어나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누구나 ‘언론을 매개로 한 PR’이라는 것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이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 받기 십상이다. 실제로 국내 대형PR회사들의 인력구성, 매출구조 등을 보아도 이제는 디지털PR분야가 언론PR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능가한 경우가 일반적이고, PR관련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언론PR만을 대상으로 한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출처: unsplash>

 

이에 많은 사람들은 “이제 언론PR의 시대는 갔고, 더 이상 효용이 없다”고 말을 한다. 또한 “SNS나 유튜브로 인해 언론사는 조만간 문을 닫을 것”이라거나 “디지털PR만 잘 하면 소비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도 흔히 들을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에 지나친 확신을 갖는 것만 큼 자만한 일은 없기에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 할 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아직까지는 이런 이야기들에 이견 없이 동의하기 어렵다. 언론PR과 디지털PR이 동전의 앞 뒷면처럼 동시에 양립할 수 없고 반드시 한쪽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현실은 이와 정반대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및 PR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PR과 언론PR을 대립의 관계가 아닌, 공생의 관계로 보는 시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아직까지 고연령 세대는 언론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는 타깃세분화 관점에서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 보다는 각 매체의 태생적 특징 및 이에 따른 기능의 차별성 측면에서 아직까지도 언론PR은 그 중요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출처: freepik>

 

디지털PR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시대, 언론PR의 필요성은 세 가지 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콘텐츠의 심도(深度) 측면이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SNS 등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는 심도보다는 속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즉, 어떠한 팩트에 대해서 빠른 시간에 널리 알리는 것에는 디지털 툴(tool)이 효과적이겠지만, 전후 관계를 살피고 이에 따른 심도 깊은 내용을 다루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디지털PR을 통해서도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시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도’를 위해 ‘속도’를 포기하는 것에 목표를 두지 않으니 말이다. 따라서, 언론PR은 ‘속도’를 얻으면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심도’를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디지털 매체에서 확산 된 정보를 빠르게 접하고, 이에 대한 더 심도 깊은 내용들을 언론 콘텐츠에서 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IMC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Pixabay>

 

둘째, 콘텐츠에 대한 신뢰성 측면에서 언론PR은 그 의의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툴을 활용한 콘텐츠 생산의 창구가 다원화 되고 그로 인한 정보의 양이 늘어날수록, 이에 비례해 ‘공신력’에 대한 갈증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언론을 통한 PR활동은 이런 갈증에 대한 수원(水源), 오아시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과거보다 언론의 위상 및 공신력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이 주변에 있는 무수한 정보 중 언론을 통해 필터링 된(또는 필터링 되었다고 생각하는) 정보에 가장 큰 신뢰를 보인다는 것은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된 바이다. ‘디지털PR:언론PR=팩트확산:팩트체크’의 관계로 생각한다면, 두 가지 방식의 상호보완성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론PR은 여론형성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는 위에서 말한 언론 ‘공신력’의 결과물로, 어떠한 정보나 팩트가 1회성으로 소비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확정된 여론으로 굳어지게 함을 말한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이슈나 트렌드를 생산하는 데에는 디지털PR이 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이것이 모래성 같은 일시적 이슈가 되느냐 아니면 확정, 검증된 여론으로 만들어 지느냐에 있어서는 언론PR의 역할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가령, 특정 제품이 핫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것을 타깃들에게 빠르게 인지시키는 것은 디지털PR의 주 전공 분야이겠지만, 이를 지속적인 사회현상 또는 여론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통한 PR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Pixabay>

 

 

언론PR의 필요성을 언급하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오히려 디지털PR의 기능이나 역할을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듯 보일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 보이는 추의 중심을 잡아주기 위해 다른 한쪽에 큰 힘을 실어주려는 것 일뿐, 본의는 이와 다르다. 디지털PR과 언론PR 각각은 ‘성공적인 PR의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필요조건인 건 분명하지만 충분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새가 두 날 개로 날 듯, ‘성공적인 PR은 디지털PR과 언론PR 두 축이 조화를 이루고 상호보완을 해 갈 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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