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8. 14:21ㆍINSIGHT
지난 주 모 공공기관의 미디어 트레이닝을 진행한 적이 있다 1. 그 프로그램의 일부에 언론과의 모의 인터뷰 시간이 있었는데 인터뷰이로 나선 분들의 답변이 영 미덥지 않았다. 처음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 기관의 입장만을 전달하는, 그래서 가상언론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의혹 해소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인터뷰이들의 답변의 공통점은 추상적이며, 자기 주장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공감이 갈 만한 근거나 사례가 많이 부족했다.
90년대 중반 최불암 씨가 서울 모 지역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적이 있다. 그 당시 그는 '전원일기', '수사반장' 등의 드라마 인기를 등에 업은 50대 중반의 최고 전성기였다. 상대방 국회의원 후보로는 당시로서 정치 초년병이며 애송이(?)라고도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젊은 29살의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김모 씨였다. 연애 스캔들 하나 없고, 부정부패 이미지도 하나 없는 50대 중반의 국내 최고의 중후한 탤런트와 20대 후반의 정치 초년병의 선거 대결… 누가 이겼을까?
결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젊은 김모 씨의 승리였다. 그야말로 압승이었다. 당시 득표율 전국 2위라는 놀라운 결과로 김모 씨가 화려하게 여의도에 입성했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최근에 최불암 씨가 모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그 당시 소회를 밝혔다. 상대방 선거 구호가 너무나 공감이 가는 구호였다고 말이다. 선거 경쟁자조차 무릎을 치며 공감하게 만든 김모 씨의 선거 구호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최불암은 무대로, 김** 은 국회로" 였단다… 이 말에 공감한 많은 유권자들이 최불암 씨를 무대에 남겨놓고 김** 씨를 국회의원으로 뽑은 것이다. 이게 바로 공감의 힘이다.
많은 기업이나 단체들은 홍보 현장이나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이나 자신들의 제품, 서비스가 훌륭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감하지 못하는 주장은 아무런 지지를 받지 못한다. 엣지 있는 디자인이나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자신들의 활동을 경천동지(驚天動地)할 큰 사건이라고 말하지만, 고객이나 언론이 외면하기 일쑤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최불암 씨와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격돌한 김모 씨가 적절한 비유를 통해 유권자들의 공감을 산 것처럼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비유도 공감을 이끌어내는 좋은 무기다. 또 하나는 바로 주장하지 말고 증명하는 것이다.
우리회사는 전 직원이 150명 정도 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PR회사다. 그러다보니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을 많이 뽑는 편이다. 글 쓰는 기회가 많은 홍보회사라서 면접자리에서 필자가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글을 잘 쓰냐고 물어보는 것인데… 대부분은 초등학교부터 일기를 써왔다라든가, 백일장에 가서 상을 탄 적 있다라고 말하곤 한다. 문제 있는 답변은 아니지만 이런 답변은 일방적인 주장에 가깝다. 글을 잘 쓴다고 주장하지 말고 증명해야 면접관의 공감을 살 수 있다. 그럼 증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대학다닐 때 학보사 기자를 했다고 하거나 신문사 인턴기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그럼 글 실력에 관한 한 확실한 증명이 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본질은 주장하지 말고 증명하는 것이다. 오늘부터 적절한 비유를 들거나 , 과거 사례를 인용하거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해보자. 사람들의 공감이 분명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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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트레이닝은 기업이나 기관이 발생할 위기를 미리 예측해서 그에 대한 사전 예방조치를 취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고객이나 국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연습하는 홍보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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