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 인터뷰]듀오에서 홍보와 연애하다_김수인 대리편

2011. 1. 21. 19:46LIFE


피알원에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심상치 않은 이력을 가진 인물들이 많다. 홍보라는 일이 워낙에 다방면에 걸친 직업이다 보니,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홍보업계에 종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런 흥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알아가는 것 또한 재밌지 아니한가. 

'피알원 사람들 파헤치기'의 첫번째 테잎을 끊은 김수인 대리. 그녀에겐 대한민국 대표 결혼정보회사인 '듀오'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고 하는데...뭔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져 있을 것 같아 단도직입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하였고, 그녀는 거두절미하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Q: 단도직입 질문 (이하 Q): '듀오'에서 무슨 일을 했었나? 

-거두절미 대답 (이하 A):  대학 졸업 후 대학원을 다니던 2006년도에 듀오 홍보팀에 입사해서 약 2년 정도 일했었다. 일반적인 언론홍보가 주를 이루었고 소식지 발행 등을 했는데, 특히 방송 요청이 많아서 방송홍보 업무도 했다. 언론홍보를 할 때 참 재미있는 소스가 많았는데, 커플 매칭이라는 분야가 사회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 채택이 수월하지 않았던 점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연애 초짜였을 때 듀오에 입사해서 연애 컬럼을 쓰느라 연애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 했는데...남자친구와 연애한 거지만 어떤 면에서는 홍보와 연애를 한 셈이기도 하다.

-Q: 듀오같은 결혼정보회사를 홍보할 때 특이사항이 있을 것 같은데?

-A: 듀오라고 해서 사랑이나 연애를 주제로만 홍보를 하는 건 아니고, 그 곳도 마찬가지로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이니까 주로 모객을 할 수 있을 만한 소재로 홍보활동을 하는거다. 언론에 노출할 수 있는 서베이나,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이 곳에 오면 좋다'라는 메세지의 홍보 활동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 때만 해도 결혼정보회사라고 하면 '듀오'와 '선우'가 양가 경쟁구도에 있었는데, '선우'는 사장님이 직접 홍보활동을 활발히 하고 계셨기 때문에 '선우'만의 유리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듀오'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게, 고고하면서도 격을 떨어뜨리지 않게 모객 홍보를 해야 했기 때문에 고충이 컸다. 쉬운 홍보는 확실히 아니었다. 

-Q: 고고하면서 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으로 어떻게 홍보를 했나?

당시 듀오는 업계 1위로써 타사에 비해 회원수도 많고 홈페이지 방문자 수도 우월했다.이러한 1등 회사로서의 품의를 유지하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정공법을 선택했다.듀오에서 미혼남녀에게 실시한 '이상적 배우자상' 설문조사가 일년에 한 번씩 나왔는데, 기자들이 먼저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오냐고 문의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오랜기간 축적된 듀오만의 DB를 활용하여 주제를 뽑아내고 서베이를 접목한 보도자료가 배포되면, 포털 메인에 하루 종일 노출되거나 방송 기자들의 취재 요청이 쇄도하는 일이 잦았다. 참고로, 최근에 널리 쓰이고 있는 '골드미스'와 '골드미스터'라는 신조어도 듀오에서 모 일간지 기자와 함께 아이템 협의 하에 탄생한 단어이다. 


-Q: 첫 직장으로 인하우스에서 홍보를 하고 대행사로 이직을 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A: 대학에서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했는데, 그 때 에이전시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들...늘 창의적이어야 하고, 야근도 많고...이런 부분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대행사에 입사할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듀오에서 입사공고 난 거 보고 지원해서 일하다가 피알원이라는 대행사 분들과 같이 일하게 된 거다. 그 때 만난 하영아 차장님으로부터 피알원의 자유롭고 합리적인 업무방식에 대해 듣게 됐고, 결국 이곳으로 이직하게 됐다. 2년 좀 전의 이야기다.


-Q
: 듀오에서의 홍보 경험이 피알원에 와서 어떤 도움이 되었나?

-A: 듀오가 워낙 홍보를 활발히 하는 조직이었어서 많은 걸 배웠었다. 특히 서베이 기사 작성과 기자면담을 많이 했던 경험 덕분에 대행사에 와서도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 처음 맡은 아이템들이 흔하지 않은 것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베이를 접목한 보도자료 작성에 익숙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Q: 구체적인 사례가 있나?

-A: 피알원에 와서 처음 맡은 클라이언트가 '성형외과'와 '전화번호부'였다. 특히 성형외과는 어떠한 기사도 영리와 직결되기 때문에 아이템 선정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제일 많이 진행했던 것이 연예인 설문조사인데, 식상하지만...서베이를 접목하여 주제를 잘 선정하면 흥미로운 아이템이 나올 수 있다. 전화번호부 같은 경우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에 전화번호부만이 가진 방대한 DB를 활용하여 재밌는 주제를 선정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테면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업체 들 중 '원조'라고 내세운 식당들이 어디에 많이 분포되었는지 조사하고, 연말에는 유흥업소가 가장 많은 곳 조사, 신년에는 점집 이름들 조사로 재미있는 보도자료를 생성했다. 식상하고 사람들이 관심없어 할 것 같은 아이템도 그 아이템만의 특장점을 소스로 활용하면, 거기서 파생되는 소재들이 많을 수 있다.


-Q: 서베이를 접목한 보도자료는 일반 보도자료와 어떻게 다른가??

-A: 같은 서베이를 가지고도 작성하는 사람이 아이템을 어떻게 선정하는 지에 따라서 제목과 주제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점집 같은 경우는 점집 분포가 어느 곳에 많이 되어있는지, 점성촌에 실제로도 점집이 많이 모여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데이터를 뽑았는데,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점집 이름풀이로 아이템을 바꿨다. 그래서 00보살, **장군 등 점집 이름으로 어떤 단어가 선호되는지, 특이한 상호는 뭐가 있는지를 알아봐야 했는데... 천개도 넘는 점집 상호를 일일이 들여다 보느라 시력 감퇴된 듯 하다. 굉장히 꼼꼼하게 작업해야 하며, 서베이 결과를 가지고 어떤 주제를 뽑아낼 수 있는 지 세심이 관찰해야 한다.



-Q: 듀오에서 일하면서 커플매니저들과 많이 얘기해봤을 텐데, 커플매칭의 노하우가 따로 있나?

-A: 커플 매니저들은 고객에게 이상형이 어떻게 되는 지 물어보지 않는다. 흔히들 그저 '느낌이 좋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 정도로 대답하기 일쑤다. 그러나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한가지만 빼고는 다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종교라던지...키라던지...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아무튼 그 한가지만 빼고는 타협을 해야 시집장가 갈 수 있다는 얘기다. 거꾸로 얘기해서 나라고 누군가에게 100% 완벽한 사람일 수는 없지 않은가?

-Q: '너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 다시금 와 닿는다.

-A: 슬프지만 현실이다.

-Q: 올해 자신의 꿈과 비전을 듣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다.

-A: 나는 자기소개를 할 때 '비타민 같은 AE가 되겠다'고 말하곤 한다. 지금 맡고 있는 클라이언트가 코리아본뱅크와 건강기능식품인데 바이오 건강 쪽으로 더 많이 공부해서 그 분야 홍보의 통이 되고 싶다. 또한 코리아본뱅크는 올해가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그 회사의 홍보 업무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