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회사가 바라보는 유튜브 플랫폼

2019. 9. 25. 11:09INSIGHT

‘이젠 녹색 창이 아니라 빨간 창이다.’


이달 초 한 앱 분석 서비스 업체가 발표한 8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대상 앱별 사용 시간 조사 결과, 유튜브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용 시간으로 따지면 1년 전보다 38%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10대에서 5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한 점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어 카카오톡이 2위, 네이버, 페이스북 등이 뒤를 이었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20대와 30대에서 4위 정도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출처: unsplash>

 

꼭 이런 수치가 아니더라도 유튜브의 인기는 생활 속에서 언제든 볼 수 있습니다. 허팝을 보며 자란 6살 아이의 꿈은 유튜브 크리에이터고, 70대 부모님은 여행지에서도 유튜브를 찾아 보셔서 놀랐을 정도니 말입니다. 저 역시 매일 페이스북에 로그인 해보지만 예전의 활기는 느껴지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유튜브의 성장세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 회사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몇 해 전부터 유튜브 플랫폼에 접근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PR 회사가 유튜브에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플루언서, 즉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MCN과 제휴하는 형태입니다. 2017년이 첫 시도였는데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여타의 플랫폼 대비 너무 어렵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 긍정적인 댓글 반응 이후 제휴는 계속 확대됐습니다. 이전부터 활발하게 진행되던 뷰티 분야에 비해 규모가 작았던 IT 분야에서도 그 사이 유튜브로 전환하거나 확장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늘어났고,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구독자수와 뷰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걸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향력이 늘어난 만큼 제휴비용도 만만치 않게 증가했고, 채널을 빌리다 보니 이들 콘텐츠가 우리의 자산이 되기 보다는 일정 시점 이후 휘발된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출처: pixabay>

 

두 번째는 유튜브 채널 운영입니다. 기업 또는 브랜드들이 기존에 운영 중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이어 다채널 운영의 한 축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여러 브랜드의 유튜브 채널을 보면 아무래도 광고나 캠페인 영상이 다수입니다. 특히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들은 유명 광고모델이 등장한 경우죠. 물론 채널 운영 담당자들은 고객과의 소통 강화나 좀 더 쉬운 접근을 위해 이와는 다른 콘텐츠를 꾸준히 기획하고 만들어 내고 있지만, 빅모델이 등장하는 콘텐츠와 비교해 정량적 평가만을 들이밀면 아쉬워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는 제작과 매체 집행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한 광고를 들 수 있습니다. 공중파 광고만큼이나 영향력이 커진 이 시장에서도 제작은 아직 광고 대행사의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그 동안 TVC나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는 등 과거에 비해 영상 경험과 역량을 키우고 있지만, 현재로서 PR 회사는 기 제작된 콘텐츠를 확산하는 용도로 유튜브 광고를 이용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현재 PR회사 측면에서 유튜브는 메인이 아니라는 게 현실적인 평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플랫폼으로서 유튜브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여기서 홍보 담당자로서 고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타깃이 어떤 채널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을 것인지가 나오면 어떻게 접근할 지를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한 과제의 해법 가운데 하나로 과거의 기업 홈페이지처럼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채널이 중심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업, 브랜드 입장에서는 다양한 연령대가 가장 많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플랫폼을 우선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브랜드 저널리즘의 중심이 유튜브로 넘어 올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출처: unsplash>

 

그렇다면 경계가 모호해진 홍보·광고 에이전시별 경쟁에서 홍보회사는 경쟁력이 있을까? 디지털 플랫폼의 전환일 뿐 기본은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장기간에 걸쳐 타깃들에게 회사나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끌어내기 위함입니다. 그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물론 타깃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런 방향으로 보자면 홍보 회사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퍼블리시티 업무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빅하고 볼드한 캠페인은 아니지만 기업, 제품, 인물, 기업문화 등 다양한 소재를 미디어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출 줄 알고, 스토리 개발과 이를 뒷받침하는 취재 능력이라는 기본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디지털 파트의 전문화와 결합된다면 인적 측면에서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퍼블리시티로 시작한 홍보회사가 디지털을 접목하며 한 차례 확장을 했다면, 눈 앞의 새로운 플랫폼 전환은 홍보회사에게 또 다른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빨간 창’을 향한 홍보회사의 눈에 점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 이 글은 2본부 김희정 본부장이 기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