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가 개인 취미를 즐기는 방법: 러너편

2018. 8. 20. 13:50LIFE

휴가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휴가에서 얻어온 소량의 에너지마저 바닥난 상태라면, 주목!
여기, 패기 넘치는 두 다리로 걸어 에너지를 파워에이드급으로 끌어올린 피알워너들이 있습니다.

 

Q1. 두발로 걷고 온 그 대회, 직접 소개해주세요!
서울숲러너: 지난 6월 16일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거북이 레이스’의 3k 걷 종목에 참가했어요.
‘2018 거북이 레이스’는 장애인 생활체육 지원 비영리민간단체(NPO) 꿈꾸는 거북이가 주최하는 대회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교류증진과 화합도모를 목적으로 열린다고 하네요.
게다가 1km를 완주할 때마다 1달러식 기부하게 되어 세계 빈곤 지역 국가에 정수기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마라톤 대회이기도 합니다. 자선 마라톤을 많이 하는 연예인 션도 장애우와 함께 이번 대회의 마라톤 코스에 참가해 의미 있는 달리기를 하더라고요.

 

거북이 레이스 현장사진

 

언니달료: 저는 아름다운 한강 야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한강나이트워크42K’에 참가했는데요. 말 그대로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걷는 무박 2일 대회입니다. 경쟁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친구,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발 맞춰 걸으며 수다도 떨고, 중간 중간 한강을 보며 쉴 수도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니옆에서달료: 언니달료님과 같이 한강나이트워크에 참여했는데요! 언니달료님이 대회 소개를 잘해주셔서, 제 느낌대로 소개해 드리자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제목을 따와 ‘걸어도 걸어도’ 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ㅎㅎ 내 하체의 한계를 맛보고 싶다면 내년에 꼭 도전해보시길!

 

Q2. 그런데 어쩌다 이 더위에 그런 대회에 나가게 된거죠?
서울숲러너: 기업문화팀이 지난 6월 피알원 기업 문화 캠페인으로 소개한 Jump UP! Run Run! 포스터를 보고 참가를 신청했습니다. 평소 헬스장에서 실내 운동만 즐겼는데 좋은 날씨에 야외에서 걷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포스터를 보자 마자 바로 신청했어요.

 

언니달료: 평소 ‘걷기’ 그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라 산책이나 등산도 자주 하고, 해외여행 중에는 일부러 대중교통을 안 타고 하루 2만 보를 걷기도 하는데요. 그런 코드가 맞는 친구와 함께라면 추억도 만들고, ‘실컷’ 걸을 수 있겠다 싶어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언니옆에서달료: 언니달료님이 같이 하자고 꼬셨는데, 밤의 한강을 끼고 걷다니! 이거다 싶어 25km가 얼마나 긴 거리인지 알아볼 생각도 안하고 덥석 물었죠^^ (여러분, 마라톤이든 걷기 대회든 신청 전에 네이버 지도로 도보 소요시간 체크는 필수입니다..)

 

Q3. 걸으면서 '이런 생고생이 있나'라는 생각은 안 드셨나요?
서울숲러너: 사실 제가 참가한 종목은 3km 걷기 코스여서 간단히 산책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고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완주하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완주하고 따로 근처 공원을 더 걸었어요 ㅋㅋ)

 

좌) 피알원 기업문화팀의 6월 기업 캠페인 포스터
우) ‘2018 거북이레이스’ 3K 코스

 

언니달료: 언니옆에서달료님과 도전한 한강나이트워크 코스는 25km! 약 6시간 30분 정도를 밤새 걷는 건데, 그런 생각이 안 들었으면 로봇이겠죠? 여의도에서 출발해 성수대교를 찍은 후 돌아와 잠수교 북단으로 넘어갈 때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근데 ‘거의 다 왔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안내요원이 ‘6.8km 남았습니다!’ 라고 외치는데 그 땐 ‘와 죽겠다’ 싶었습니다.

 

언니옆에서달료: 걷는 거에 있어선 둘째가라면 서럽고, 마라톤 대회에 나가서도 걷다만 온 저이기에 걷는 건 자신 있다 생각했거든요. 체력도 자신감 뿜뿜이었고요. 근데 왠걸요, 반환점을 찍기도 전에 이미 제 눈은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만 찾고 있더라고요. 편한 운동화라고 골라 신고 간 운동화가 그날 따라 불편했던 건지, 걸음걸이가 이상했던 건지, 발바닥에서부터 시작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종아리와 허벅지를 타고 오르더니 마침내는 하체 전체를 장악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한여름 밤의 낭만은 온데간데 없고 그땐 정말 생고생이라는 단어만 머릿속에 가득 찼던 것 같습니다ㅠㅠ

 

Q4. 반대로 '좀 좋네?'라고 무릎을 탁! 치고 깨달음을 얻었던 부분이 있다면요?
서울숲러너
: 실내운동에서 느끼지 못한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푸른 나무와 선선한 바람을 직접 느끼면서 걸을 때의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야외에서 운동할 때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아요.

 

언니달료: 그 날 따라 더 동그랗고 밝게 뜬 달이 아름다웠고, 그 하늘 아래서 친구와 밤새 떠들고 사진 찍고 뛰며 함께 한 시간이라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일출의 순간이었죠. ‘좀 좋네?’를 넘어 ‘아주 좋네?’ 였습니다.

 

 

언니옆에서달료: 육체는 고통 그 자체였지만ㅎㅎ 친구와 오랜 시간 동안 속 깊은 얘기를 나눠서 좋았어요. 직장생활 하면서 누군가와 6시간 넘게 걸으며 얘기를 한다는 건 정말 드문 일이잖아요? 2시간씩 3번 만나서 얘기하는 것과 한번에 6시간을 얘기하는 건 제 경우엔 대화의 질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2시간은 제 근황 늘여놓고, 친구 근황 들어주면 끝나버리는 시간이죠.
그런데 속 깊은 얘기를 하고도 남을 6시간이 주어지니 이때다 싶어 대회 참가 전부터 걸으면서 친구한테 털어놓을 고민리스트를 정리했어요ㅎㅎ
밤엔 더 감성적으로 된다는 말이 진짜인지, 밤에 걸으면서 얘기하니까 더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더라고요. 그간 묵혀왔던 고민을 털어놓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친한 친구랑 이런 이색적인 추억이 또 하나 생겼다는 것도 너무 좋았고요!

 

Q5. 아직 걷기의 매력을 모르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울숲러너
: 이건 말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일단 한번 해보시면 걷기의 매력이 어떤지 알게 되실 거예요~ 요즘은 날씨가 많이 더운데 아침 저녁으로 선선할 때나 아니면 시원해지는 가을이 되면 한강이나 근처 공원에 10분이라도 한번 나가 걸어보세요. 기분이 UP될꺼예요 ^^

 

언니달료: 걷다 보면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모습, 환경, 순간들을 가만히 들여다 볼 기회가 생깁니다. 뛰어 가거나 차를 타면 너무 쌩쌩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죠. 특히 모두가 잠든 시간에 고요한 한강을 걷는 것은 평소보다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은 칼로리 소모에 짱이겠죠)

 

언니옆에서달료: 걷는 건 다양한 매력이 있는데, 혼자 걸을 땐 ‘무념무상’이 돼서 좋아요! 저한테는 그게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리프레시가 되더라고요.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땐, 카페에 가만히 앉아서 얘기할 때보다 분위기도 더 자연스럽고, 상대방 말에 집중도 더 잘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누군가와 오래 걷고 나면 그 사람을 훨씬 더 잘 알게 되고 더 친해진 것 같은데, 이렇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게 걷기의 최고 매력인 거 같아요.
걷는 동안은 무의식 중에 있었던 방어태세가 풀리는 기분이랄까요.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짧은 거리라도 같이 걸어보는 걸 꼭 추천 드리고 싶어요!

 

 

Q6. 마지막으로, 노잼인 상태로 일분일초를 보내고 있을 세상의 모든 직장인에게 알려주고 싶은 <인 생 꿀 잼 팁>이 있다면?
서울숲러: “우리 인생에 가장 멋진 순간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지난 주에 봤던 <맘마미아2>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 중 하나인데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생각을 많이 하기 보다 간단한 것부터 먼저 한번 실천해 보길 권해드려요. 산책이든, 하루 훌쩍 버스를 타고 서울시내를 여행해보는 일이든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을 하나씩 맛보다 보면 우리 인생에 멋진 순간이 이미 찾아와 있지 않을까요? ^^

 

언니달료: 그 ‘인생 꿀잼 팁’ 저도 궁금합니다만(ㅋㅋ), 제가 요새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 ‘러닝크루’를 추천하고 싶어요. 혼자 뛸 때 보다 더 멀리, 꾸준하게 잘 달릴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모임입니다. 서울 시내에만 해도 30개 정도의 모임이 운영되고 있으니 도전해서 건강도 챙기고, 퇴근 후 야밤의 질주로 스트레스를 풀어보는 건 어떨까요?

 

언니옆에서달: 저만의 방법은 ‘어설퍼도 다양한 취미 갖기’ 인데요. 노잼상태라는 게 계절 같아서 지나간 줄 알았더니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그럴 때 다양한 선택지를 갖춰두면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저는 취미 하나를 꾸준히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해보고 싶은 건 많고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 잘 시작하고 잘 관두거든요. 그러다 관뒀던 취미가 어느 순간 다시 하고 싶어지면 그때 또 하고요.
그래서 취미가 좀 많은 편이에요. 걷기, 수영, 독서, 시 쓰기, 영화감상, 수채화 그리기, 프랑스자수, 액세사리 만들기, 미술 전시 관람, 카페투어 등등…인데 각각의 취미마다 제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다 달라요. 그래서 기분 따라, 상황 따라 골라가면서 취미생활을 해요.
심심한데 누굴 만나기는 싫을 때는 혼자 수채화를 그리거나 자수를 하고, 컨디션 좋고 생산적인 뭔가를 하고 싶을 땐 액세서리를 만들고요ㅎㅎ 그러다 보면 ‘맨날 똑같다’는 생각은 줄어들고, 일상이 좀 더 풍요로워지는 느낌이에요.
페퍼톤스의 계절의 끝에서 라는 노래 가사 중에 ‘어렴풋이 즐거웠다면 그걸로 된거야’라는 구절이 딱 취미를 대하는 제 자세인데,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내가 재미있어할 만한 것들을 스스로 계속 던져주는(?) 게 노잼상태를 극복하는 팁입니다!

 

 

 

쉴틈없는 일상 속에서 몸이 힘들다고 마냥 지쳐 쓰러져 있기보다 나만의 에너자이저를 찾는 방법으로 피로를 푸는 것도 좋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피알워너들.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그들의 또 다른 취미활동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 이 글은 4본부 2팀 정수희 대리가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