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AE가 말하는 잊을 수 없는 기자미팅 베스트3

2012. 10. 11. 19:30LIFE

"은주 씨~, 오늘 미팅있어요~"

아침 출근 후,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자연스레 맛집 파워블로거의 블로그를 방문합니다. 그러고선 저는 생각을 하지요. ‘여기서는 밥만 먹고, 근처에 커피집 괜찮은 곳이 있으니 커피는 따로 마셔야겠다. 아니야, 밥과 커피가 함께 있는 곳으로 갈까? , 미팅이 있다고 진작 말씀해 주시지... 준비라도 하고 올텐데 말이야...’

 

여기서의 미팅은 서로 모르는 남녀가 만나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술 마시고(?)... 하는 그런 미팅이 아니라,

언론사별 기자들과의 미팅을 말합니다.

 

홍보회사에 들어온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

저 또한 기자미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또는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기자미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추억이 생겼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한 번 소개해 볼까 합니다.

 

 

EPISODE #1 아무리 바빠도 기자미팅은 하루에 한 번...

다양한 언론사가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광화문!

대게 기자들은 촌각을 다투기 때문에 광화문에서 기자미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기자미팅의 메카인 광화문은 숨어 있는 맛집 및 카페가 은근히 많지요.

조용한 분위기의 한적한 카페를 물색하던 저는 광화문 대로변을 벗어나 골목에 자리한 한적한 

카페 아모카를 발견하고 올레를 외쳤습니다.

 

<광화문 대로변을 벗어난 골목에 있어 더 좋은 카페 아모카>

 

최근 홍대/상수쪽에서 볼 법한 창고 분위기의 빈티지스러운 인테리어와 야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이 카페는

오후 2시 이후만 되면 사람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더욱 기자미팅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에요. 트렌디한 느낌 때문에 젊은 기자들과 함께 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햇볕 드는 오후에는 이렇게 테라스에서>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 안은 널찍해서 좋아요>

 

그런 곳에서 제가 씻을 수 없는 굴욕과 함께 깨달음을 얻은 사건...이 있었어요.

 

때는 미디어라운딩을 앞두고 각 언론사별 기자들을 2주 연달아 만날 때였어요. 아모카에서 1시간 간격으로 기자 분을 만나기로 했어요. 그런데 밥을 안 먹고 나온지라, 첫 번째 기자와의 미팅이 끝나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두 번째 기자와의 만남이 있기 전 후딱 요기를 하자며 함께 나간 과장님과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나눠먹기로 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좋았어요. 하지만 먹고 나서 빨리 치워야 하겠다는 시간적·심리적 압박감에 저는 손으로 빵부스러기를 훑어내며 부랴부랴 정신없이 치우고 기자에게 전화를 했어요. 그런데 바로 뒤에서 뭔가 불길한 느낌의 벨소리가!! 본능적으로 우리가 만날 기자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자의 식스센스를 여기서 발휘했네요.)

 

깜짝 놀라 전화를 끊자마자 과장님과 함께 옆의 카페로 옮겨 다시 그 기자에게 연락해보니, 역시나 제 뒤에 있던 분이 맞았어요. 혹시나 빵부스러기 치우는 못난 저의 모습을 기억할까, 혹시나 우리가 했던 사소한 이야기들을 들었을까 걱정했지만 알고 보니 그 기자는 저희를 기억하지 못하더라구요. 얼마나 다행이든지...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이 때 저는 느꼈어요. 아무리 바쁘더라도 기자미팅은 하루에 한 개씩만 하자고. 아니면 점심시간에 하나, 저녁시간에 하나 이렇게 나눠야 한다는 것을...

역시 사람을 만나고 알아 가는 데엔 시간이 필요한 법! 그 시간을 아까워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일이 있은 후, 저는 하루에 기자미팅 한 건씩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답니다.^^(정말 큰 교훈이 되었어요.)

 

<취재차 다시 방문한 지금에서야 라테 한잔을 제대로 맛보네요>

 

<나중에 다시 와보니 여기 라떼가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EPISODE #2 이런 기자미팅은 처음이야

기자미팅이라 하면 으레 점심+후식(good), 저녁+(better), (best) 이런 코스로 진행이 돼요.

그런데, 기자미팅계의 아직은 신생아인 저에게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사건이 하나 있었어요.

 

시작은 물론 저녁+술 코스였어요. 평소 친분이 있던 기자와 다같이 오랜만에 삼소(삼겹살+소주)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갑자기 나온 7080이야기에 삘이 꽂혀서 통기타 집으로 모두 대이동을 했지요. 아직 20대 중반인 저는 TV에서만 봤던 통기타 집을 실제로 처음 가보게 되어 얼떨떨했어요.

 

처음에는 사장님이 틀어주시는 음악소리에 취해 7080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통기타를 칠 줄 아는 기자분이 사장님에게 통기타를 빌려 실제로 직접 연주하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다 같이 노래 부르고 이야기하고 했던 그 시간이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제 생의 최고의 기자미팅으로 남을 것 같아요.

그야말로 ///// ////이었어요. 이 기자미팅을 겪고 난 후, 기자미팅을 단순히 기자들과의 업무상 만남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여기게 됐어요.

 

<얼마나 즐거웠으면 같이 간 동료직원은 저렇게 해드뱅잉을 할까요? ㅋㅋ>

 

 

EPISODE #3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구 동아일보 사옥인, 광화문 일민미술관은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문화재이면서 각종 전시회가 진행되는 장소로 유명하지만, 더 유명한 것이 있어요.

바로 1층에 있는 이마카페에서 파는 경양식 함박스테이크와플이에요. (포스팅을 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당장 달려가서 먹고 싶네요.)

 

이 곳에서도 또 하나의 교훈을 얻었어요. , 교훈이라기보다는 깨달음이 더 정확하겠네요.

어느 여자기자와 이마카페에서 밥을 먹었을 때에요. 역시 이마카페 핫메뉴라는 함박스테이크를 시켰는데, 특이하게도 이 기자는 그 위에 치즈(?)를 추가해서 먹더라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여자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마카페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먹을 때 거의 열에 아홉은 치즈를 올려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만나는 기자의 식성까지도 고려해서 기자미팅 장소를 잡는다면, 기자미팅의 시작을 부드럽게 시작하여 퍼펙트한 기자미팅으로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문형진 상무님께서도 평소에 항상 말씀하셨지요. 기자미팅을 나가기 전, 만나는 기자가 쓴 기사를 한 번이라도 읽고 나가는 것이 예의이며 성공적인 기자미팅의 첫걸음이라고. 상무님의 말씀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이마카페에서는 치즈 얹은 함박스테이크를 드셔 보세요>

 

이 외에도 기억에 남는 기자미팅이 너무나도 많아요. 저희 고객사를 소개하고 친분관계를 쌓아가기 위한 자리이지만, 다양한 분야의 여러 기자들을 만나면서 모르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더라고요.

물론 경험치가 대단하신 선배님들과 과장님들 그리고 부장님들에게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으실 거에요. 오늘은 포스팅을 마치고 그 분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더 재밌는 에피소드를 들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