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알원 신입 AE의 '설렘-고뇌-환희-멘붕' 4단계 김연아 아이스쇼 홍보 일기

2012. 5. 22. 09:32WORK

1막 - 설렘 

밴쿠버 올림픽 때 김연아 선수 마지막 포즈 후 가슴 찡한 눈물을 보며 감동 받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 별로 없을 거예요. 저 또한 수업 도중 몰래 DMB로 중계 보다가 교수님께 쫓겨날 뻔했던 대한민국의 평범한 김연아 선수 팬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홍보회사 피알원(PR One) 입사 후 첫 메인 AE로 맡게 된 프로젝트가 바로 김연아 아이스 쇼였습니다. 올레!!

 

 

처음 홍보를 맡게 됐을 때의 설레임, 홍보 과정 중의 고뇌, 좌절과 절망. 그리고 아이스 쇼가 끝난 후 잘 끝냈다는 환희와 벅찬 감동. 어마어마한 커버리지를 보며 혼돈의 카오스로 빠지게 만든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 공연 현장을 지금부터 소개할게요~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와 세계적인 피겨스타들이 총출동하는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가 '피겨 낙원'이라는 주제로 지난 5 4일부터 6일까지 올림픽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개최됐습니다.

 

올해로 다섯 번째 개최되는 올댓스케이트 공연은 2010년 여름부터 매년 봄과 여름에 피겨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열려왔는데요... 김연아 선수를 비롯하여 미셸 콴, 이리나 슬르츠카야, 커트 브라우닝 등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세계 최정상의 피겨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제적인 아이스 쇼죠.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보다 세계 피겨 팬들이 더 기다리는 아이스 쇼일 수도 있어요.

 

이번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녀 피겨 싱글 금메달리스트 '김연아 선수와 에반라이사첵(미국)'과 페어 금메달리스트 '센슈에-자오홍보(중국)', 그리고 2012년 피겨세계선수권대회 남녀 싱글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패트릭 챈(캐나다)' 등 현() 올챔과 월챔이 총 출동한 화려한 캐스팅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9개월만에 얼음으로 돌아온 김연아 선수가 최초로 한 시즌에 갈라 프로그램 2개를 동시에 선보인 아이스 쇼이기도 하죠. 아이스 쇼 역사상 최초로 펼쳐진 세계적인 선수들과 일반 피겨 팬들의 동반 입장하는 등 관객과 선수가 하나되어 어우러진 행사 이벤트로도 기대를 불러 모았구요~

 

저희 피알원(PR One) 3본부 3은 이번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의 언론 홍보를 맡게 되어 보도자료 배포와 기자회견 미디어센터 운영 등을 준비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몇 달을 보냈습니다. 

 

이제 막 홍보의 세계에 입문한 저는 두 달 동안 20건의 보도자료 작성과 12건의 배포, 그리고 약 100여 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2번의 기자회견과 3일간의 미디어센터 운영을 경험하며 치열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홍보의 세계를 제대로 맛볼 수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우며 엄청난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답니다.

 

 

2막 - 고뇌 

 

미디어리스트 업데이트 바뀐 기자 찾아내고 빠진 기자 검색하자

이전에 열린 올댓스케이트가 작년 8월에 개최됐기 때문에 약 1년 사이 빙상 담당 기자들이 많이 바뀐 상태였습니다. 그리하여 저의 첫 번째 임무는 바로 바뀐 담당 기자들을 알아내어 대대적으로 미디어 리스트를 업데이트하는 것이었죠. 그때부터 저의 Follow up Call의 운명은 시작됐습니다김연아, 아이스 쇼, 빙상 종목 등의 키워드를 다룬 매체들을 1차 검색을 한 후 메일주소를 수집하기 시작했지요~

그게 끝이 아니고요... 제가 알아낸 기자가 실제 담당 기자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도 필수였습니다. 각 매체마다 전화를 걸어 ## 기자님이 담당 기자님 맞으신가요?"를 묻기를 수차례, 또한 새로 생긴 매체들, 사라진 매체들, 기사를 쓰지 않는 매체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면서 보도자료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눈물 젖은미디어리스트를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기자회견 참석 RSVP

두 번의 보도자료가 배포된 후 김연아 선수의 새 갈라 공개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처음 맡게 된 기자회견 준비의 시작은 취재요청서 작성과 RSVP로 시작됐습니다.

취재 안내문을 배포하고 담당 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석 여부를 물었지요. 1차 통화 후 참석 기자 리스트를 정리, 3일 전 참석 여부 재확인, 그리고 취재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자님들에게 통화까지 3번에 걸친 RSVP를 진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매체별 사진부에 팩스와 이메일로 취재안내문을 발송한 후 최종 리스트를 정리했습니다.

기자회견 초청 RSVP를 하면서 배운 점은 취재 안내문을 전달드릴 때는 Follow Up Call을 정말 꼭!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담당 기자가 행사 전날까지 확답을 주지 않으면, 같은 매체의 다른 기자에게라도 직접 꼭 전화를 해서 안내문을 받았는지, 참석이 가능한지의 여부를 알아내야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할 수 있다는 사실!!

 

기자회견을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기자에게 초청메일을 보내면 끝인 줄로만 알았는데 사전 작업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마치 물 위에 우아하게 떠 있지만 물 속에서는 발버둥 치는 백조처럼요... 수많은 취재진들이 참석하고 카메라 플래쉬 세례가 팡팡 터지는 화려한 기자회견을 상상했었지만, 기자회견 안내를 위한 큐시트 작성 및 예상 질문&답변 작성, 입장 동선, 테이블 위치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정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더군요. 원활한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AE들은 수면 아래에서 파닥파닥 물장구를 쳐야 했던 거죠! 

 

아무튼 약 90명의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새 갈라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됐습니다. 취재기자, 사진기자와 달리 영상매체를 촬영하는 방송국의 기자들은 좋은 자리를 선점(?)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기자회견의 일정보다 일찍 도착해서 명당 자리를 맡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을 오후 3시에 시작했는데, 오전 11시부터 오셔서 자리를 맡으시더군요. ^^

초청된 기자님들의 명함을 받고, 리스트를 통해 참석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 일이 저의 주업무였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명성 때문인지 간혹 기자를 사칭하며 회견장 입장을 시도하는 사이비 기자들도 많기 때문에 미리 작성해놓은 리스트와 꼼꼼히 대조를 하거나 명함을 받는 등의 확인 작업이 꼭 필요했습니다.

 

또 하나 배운 사실은, 기자회견 내용을 정말 꼼꼼히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간에 잠시 김연아 선수 감상^^;하다가 기자회견 내용을 놓칠 뻔했는데, 회견이 끝난 후 기자님들이 기사 작성을 위해 회견 내용을 확인 요청하실 때 정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릴 뻔했습니다. ㅠㅠ 다음부터는 메모장이라도 들고 가서 주요 사항들을 메모하고 정리해놓는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난 다음날에는 참석 대상 기자님들께 감사의 전화인사를 돌리며 기자회견 참석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첫 번째 큰 산을 무사히 넘을 수 있었답니다~

 

정중하게 거절하기의 어려움, 미디어 초청

시간은 흘러 흘러 4월 말이 됐고 어느새 연습 공개 기자회견(5월 3)과 아이스 쇼(5월 4~6)가 코 앞으로 다가와있었습니다. 계속되는 보도자료 배포와 배포... 그리고 또 배포. Follow Up Call로 유선상으로는 이미 일주일에 2~3번씩 만나는 나름 혼자만의 절친담당 취재진들과의 만남의 날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올댓스케이트 취재 신청은 1차 기자회견과는 달리 올댓스케이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담당 기자들이 취재 신청을 하고, 주최측에서 최종 취재 허가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시된 형식과 다르게 취재 신청을 하는 기자님들이 많이 계셔서 기자님 한 분 한 분과 통화를 하며 확인 작업을 거쳐야 했습니다.

 

“2명 신청하신 거 맞으신가요?” “사진 기자님은 안 오시나요~?” “죄송하지만 3분 이상은 안 됩니다” 등. 불의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전화 작업이 또 다시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취재석이 한정돼 있어 모든 취재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거듭 설명 드릴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취재 거절의 양해 문자를 보낼 때는 취업 준비중이던 지난 암흑시절 저를 떨어뜨린 기업들의 쏘리 메일들을 참고하며 거절 문자를 보냈습니다.ㅠㅠ

 

매체 선별이 끝난 후 선정된 매체 담당 기자들과 통화를 하며 참석 여부와 취재 신청 날짜 등을 또 다시 확인했구요. 참석 인원수가 맞는지, 요청한 취재 날짜가 정확한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취재기자 리스트를 확인 또 확인하며 참석 명단을 작성했습니다. 혹시나 저의 실수로 참석 기자 리스트에서 빠지는 취재진들이 생기는 불상사가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죠. (사실 몇 번 실수해서 차장님께 큰 꾸지람을 듣기도 했지만요ㅎㅎ) 이런 수많은 과정을 거쳐 취재 초청 리스트가 완료되면, 최종 취재 안내 메일과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프레스센터 운영 기간 내내 기자님들께 제공할 케이터링도 준비 완료! 차장님, 대리님과 함께 프레스 동선 등을 몇 번에 걸쳐 확인하며 그 동안 노력의 산물인 5 3일 사전 연습 공개 기자회견을 맞이했습니다.

 

 

3막 - 환희 

    

두 번째 기자회견과 3일간의 미디어 센터 운영

첫 번째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저의 가장 큰 업무는 입구에서 신청 리스트와 참석 취재진을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취재 신청 인원보다 많은 인원이 올 경우, 참석 리스트에는 신청하지 않았는데 취재를 온 경우, 취재 신청을 한 날짜와 다르게 온 경우 등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또한 영상 취재구역 변경 시 카메라 위치 선정, 프레스석 통제 등 3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하루 지나고 나니 카메라가 서게 될 게이트 번호와 위치 등을 외울 수 있어서 더 빠르게 공지하고, 안내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들을 숙지해나갈 수 있었죠.

특히 영상, 사진 촬영 취재진의 경우 좋은 앵글을 위한 자리 선점을 위해 먼저 오신 순서대로 입장 리스트를 적고 그에 맞춰 자리를 맡으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올댓스케이트의 경우 따로 미디어를 위한 미디어센터 공간이 없어서 프레스 출입구 바깥쪽에 간이 미디어센터를 마련했습니다. 100여 명이 넘는 취재진을 수용하기에는 자리가 협소했기 때문에 취재구역으로 인한 소소하지만 약간의 컴플레인들도 있었습니다. 

 

공연 첫 날, 저녁 8시에 공연을 시작해서 공연 후 주요 선수 인터뷰까지 마친 시간이 밤 11. 하지만 기사 작성 및 송고 때문에 미디어센터의 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좋은 기사를 쓰려는 기자님들의 노력과 자꾸만 감겨오는 눈꺼풀을 들고 버텨야 하는 저희들, 치열한 취재의 현장과 홍보의 현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J

자정을 훌쩍 넘겨서야 미디어센터는 문을 닫을 수 있었고, 미디어 센터 운영이 끝난 후에도 저희팀 자체 정리 미팅과 올댓스포츠와의 미팅 등이 이어지고...  

 

바쁘고 고된 일정 속에서도 개인적으로 한줄기 즐거운 '빛'이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기자회견 시 마이크 전달 역할이었습니다. 크고 울림이 많은 경기장의 특성상 취재진과 선수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중간에서 마이크를 전달해야 하는 일을 맡았는데요, 그때 가까이서 본 김연아 선수와 김진서 선수 그리고 에반 라이사첵 선수의 모습은... 고된 노동의 한줄기 빛^^;;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번 홍보 일 중 가장 즐거운 순간이었답니다.^^   

 

 

4막 - 멘붕의 시작 

 

Follow Up Call과 보도자료의 결실, 클리핑

PR회사 AE로서 빼먹을 수 없는 PR의 기본 클리핑! 보도자료가 나간 다음날이면 항상 저는 두려움에 떨었답니다. ‘내일은 과연 얼마나 많은 기사가 나올까?’ 하는... 하지만 김연아 선수의 파워는 매번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마다 엄청난 기사량을 자랑했습니다. 인터넷 창에서 검색되지 않는 기사까지 감안해 작년에 기사를 게재한 언론사 리스트를 참고해 매체 한 곳 한 곳마다 들어가서 기사를 찾아내야 함은 물론, 중복기사 크로스 체크 등등 매일 아침 모니터링이 무사히 끝날 때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5 3일부터 6일까지 4일 동안의 아이스 쇼 관련 기사만 해도 무려 4천116건! 엄청난 양의 클리핑 때문에 눈앞이 아찔하기도 했지만, 홍보AE로서 무척 뿌듯한 순간이기도 했지요. 

 

마치며

2달간의 짧고 집중적인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를 홍보하면서 사고도 많이 치고 (덕분에 차장님 짜증과 분노게이지가 1000% 상승하셨을 듯요 ㅠㅠ) 힘든 점도 많았지만, 큰 행사를 치른 후 더욱 성장한 제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보람된 프로젝트였습니다.

4월 한 달 내내 야근하며 참을성 있게 가르쳐주고 조언해주신 차장님, 입사 하자마자 외근과 야근과 행사 때문에 고생하신 대리님, 세세하게 디렉팅해주신 이사님, 흔쾌히 아이스 쇼 현장 지원 나와주신 3본부 동기 여러분, 신수정 씨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 날, 자리가 없어 짐칸에 실려 회사로 돌아가야 했던 제 모습입니다. ㅠㅠ 화려해 보이는 홍보 업무 뒤에는 AE들의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스토리가 담겨 있다는 걸, 이제 아셨죠? 흑흑...

 

행사가 끝난 후 우리 딸 수고했어라는 부모님의 칭찬에 눈물이 퐝~ 터질 뻔했지만 안구 건조증이 심하여 눈물은 흐르지 않았어요. 이번 행사를 무사히 마친 후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홍보 AE에게 꼼꼼함은 정말 필수, 그리고 보도자료 후 신속하고 끈질긴 Follow Up Call, 그리고 기자회견 전날까지 기자회견 참석 여부 RSVP는 필수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많은 취재진들의 관심 속에 성황리에 끝난 이번 아이스 쇼, 저희 피알원 3본부 3팀 분들 모두 몸살과 아이스 쇼 오프닝 음악만 들으면 환각에 빠질 정도로 고생 많았지만, 신입 AE로서 큰 행사를 잘 마쳤다는 것이 너무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실수와 경험을 통해 다음 번에는 더 잘하는 AE로 거듭나겠습니다.

 

 

※이 글은 PR회사 피알원 3본부 3팀(02-6370-3355) 김예은 사원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