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시대,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

2014. 1. 21. 10:24INSIGHT

홍보를 업으로 삼은 지 20년하고 수년이 흘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회사 다닌 이래 계속 홍보라는 업무를 주 업()으로 삼고 있다. 홍보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을 이어주는 다리, 커뮤니케이션. 그러나 이 커뮤니케이션은 상당히 어렵다.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예전처럼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면대면(面對面)과 서찰밖에 없던 시대가 지나고 지금은 편지, 스마트폰, 전화, 이메일 등 그 수단이 수없이 다양해졌음에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또는 불통은 여전히 화두다. 그 이유인즉슨 기계적인 소통이나 그것과 관련된 기술적인 진보는 좋아졌으나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더 뒤쳐진 것 때문인지도 모른다.

 

유비의 삼고초려를 봐도 유비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마음을 전하려 애썼는지 알 수 있고, 서희가 거란족의 침입에 맞서 담대함과 논리 정연함을 내세워 거란족과의 협상에서 성공한 것을 보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러셀 크로우 주연의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누명을 쓰고 어쩔 수 없이 검투사로 추락한 막시무스가 원형경기장에서 로마 전차군단과 맞서는 장면에서 했던 첫 대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콜로세움에 내던져진(?) 초면의 검투사들에게 군대 갔다 온 사람?”을 맨 처음 찾았다. 그 이유는 군()을 다녀 온 사람은 군의 전술을 정확히 알기 때문에 군 경력이 동료들과의 협업,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리고는 나를 도와줘라며 동료들의 도움을 이끌어 냈다. 흔히 그런 상황에서 내 말대로 해라는 강압적인 말 대신, 나를 도와달라고 했던 그 짧은 한마디는 진정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전형적인 표본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막시무스는 칼 한 자루의 사실상 맨몸인 검투사들을 이끌고 로마 전차군단을 원형경기장에서 격퇴하는 쾌거를 맛본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한 장면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미지)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마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의 기술이다.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이슈 중 여론의 따가운 지적을 받았던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이 소통 부족에서 야기된 것들이 많다. ‘담당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성을 조금만 보여줬더라면…’, ‘한번이라도 책임자급이 와서 따뜻한 위로라도 해줬으면…’, 또는 공식적인 회의 말고 무릎을 맞대고 편안한 자세로 진심으로 해결책을 같이 모색했다면…’이라는 아쉬운 후일담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통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내 생각을 단지 건조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내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오래된 속담이나 고사성어를 인용하기도 해야 할 것이고, 말과 글 중에서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일지 고민해야 하며, 문자메시지나 카톡도 훌륭한 소통 도구가 되기도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만나 얘기할 수도 있고, 3자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 공식적인 대화가 필요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비공식적으로 허심탄회하게 소주 한잔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도 있고, 딱딱한 사무실을 떠나 자연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정답은 없다. 사안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화를 주어야 한다. 거기에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더해진다면 커뮤니케이션(소통)의 돌파구는 열릴 것이다. 영화 변호인에서 주인공이 어렵던 시절 떼어먹은 음식값을 갚으러 갔을 때 음식점 아주머니가 이 사람아, 음식값은 말과 발걸음으로 갚는 것이여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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