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알원 홍대리의 혼자 걷는 제주 올레길 이야기

2012. 8. 21. 10:01LIFE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장 기다리는 시간!

바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여름휴가가 아닐까 싶은데요...

 

피알원에도 여기저기서 저마다 알찬 휴가를 보내고 온 뒷얘기들이 무성하네요~

 

그 중 오늘은 6본부 IMC팀의 홍용철 대리의 휴가 얘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제주 올레길을 1주일씩이나 혼자서 걷고 돌아오셨다는데요~ 과연 남자 혼자서, 제주 올레길을 1주일씩이나 걸으며 뭘 하셨을지...^^

 

홍보AE 홍용철 대리의 2012년 여름 제주 이야기, 함께 걸어보실래요?

다음은 홍용철 대리가 들려준 제주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혼자 여행을 왜 가나요?

제주도 여행을 간다고 하니 사람들이 하는 말들이 있더군요. '조심해라~(시즌성 이슈와 맞물려)' '흑돼지를 먹고 와라' '어디는 꼭 가봐라 좋다' 등등... 아무래도 혼자 여행을 가니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고 올 것처럼 생각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혼자 가면 불리한 점도 많습니다. 2인 이상 시킬 수 있는 식사도 먹질 못하고, 짐을 잠깐 봐주는 사람이 없어 모든 짐을 가지고 다녀야 하죠. 불편한 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혼자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더군요. 무엇보다... 편하니까요. 

 

Tip

혼자 여행에서 짐을 꾸리는 건 정말 중요한데요. 무거운 물건일수록 위로 올려서 짐을 꾸리셔야 합니다. 그래야 무게가 어깨나 허리가 아닌 등쪽으로 분산이 되어 더 오래 견딜 수가 있어요.

 

이병률 작가의 말에 의하면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것은 사실 '시간'이라고 하더군요. 혼자 걷는 여행이란 정말 많은 시간을 가져다 줍니다. 지친 일상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이번 여행을 계획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론이 기네요. 직장인에게 단꿀 같은 휴가를 혼자 보내기로 맘 먹은 남자 AE의 사연을 변명하려니, 말이 길었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여름 휴가를 소개합니다~ 먼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드니 여행 가기 전에 짜놓은 일정을 보여드릴게요. 

 

잘 보이실까요? 매번 기획안 짜던 습관이 들었나 봅니다. 이젠 어디를 여행 가려고 해도 표로 만들어 버리는 AE병에 걸려버린 탓에 이렇게 여행 스케쥴을 짜놓고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다행히도 여행을 하면서 어디를 갈지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고민하는 시간마저도 걸을 수 있었죠. (어디까지나 많이 걸으러 간 여행이니까요)

 

일단 첫째 날은 저녁 느즈막히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덥더군요. (참고로 제가 여행한 날들의 날씨는 폭염 / 폭염 / 폭염 / 폭염 / 폭우 / 폭염 이었습니다. 6박 7일 일정 가운데 태풍이 껴있던 관계로 날씨가 요로코롬 상콤한 기간에 휴가를 다녀오게 되었죠.) 다음 날 아침부터 가방 하나 메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올레길 10코스부터 역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첫날부터 두 코스를 한 번에 걸으려니 다리가 떨리더군요. 게다가 폭염인지라...

올레길 10코스와 9코스는 해안가와 산에 걸쳐져 있습니다. 바위나 모래가 듬뿍인 곳도 있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걷기도 하죠. 그래도 바위가 더 낫습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 인내하며 달궈진 모래가 신발 속으로 파고드는 것보다 모래 사이에서 몇 백 년을 버텼을 바위를 조심히 밟고 건너는 것이 훨씬 다행한 일이기 때문이죠.

특히나 더울 때 걷는 여행에서 물은 '필수!'입니다. 500㎖로는 소화가 안 되죠. 처음부터 1.5ℓ를 들고 여행을 시작하는 편이 훨씬 더 안전합니다.

 

Tip 

타는 듯한 더위 속에서 걸으시려면 안 걸으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언어유희^^) 그게 아니라 저처럼 꼭 걸으셔야겠다면 온몸을 꽁꽁 싸매세요.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진 옷이나 팔토시 등으로 햇빛을 피하시고 선그라스와 모자는 필수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큰일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은 작은 병보다 큰 병으로 준비해 가시는 게 안정적입니다. ^__^ 무거운 건 잠시에요. 물이 없음 휴가가 영원해지는 수가 있어요. 이온음료는 성수 같은 거에요. 적어도 저한텐 그랬어요.

 

온 몸을 둘둘둘 감쌌습니다. 모자, 버퍼(얼굴 가리개), 선그라스, 팔토시 등등. 더 좋은 방법은 햇살이 뜨거울 때에는 걷지 않는 거죠. 나중에 올레꾼들에게 들어보니 더울 때보다는 봄 가을에 올레길을 걷는 것이 더 좋다고 하더군요. 그치만 그렇게 말하는 올레꾼들도 한여름에 그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걷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겠지 싶었습니다.

 

10코스와 9코스, 그리고 둘째 날에는 7코스를 걸었습니다. (당시 8코스는 통제돼 막혀 있었어요) 7코스도 나름 명코스입니다. 원래 올레꾼들이 3, 4, 5, 6, 7, 10코스를 명코스라고 한다고 하네요. 그 중에서도 7코스는 해안가에서 돌과 바위, 파도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저는 역방향으로 걸어서 마지막이 외돌개였는데요, 코스 길이가 제법 길어서 정말 힘들었다죠. 그래도 중간 중간 물이 있어 더위를 식힐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에는 마침 제주도로 휴가오신 회사의 곽동원 본부장님과 만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서귀포 쪽에서 서성댈 일이 막막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묵었던 사람들이 스쿠터를 추천하더군요. 태어나서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스쿠터를 제주도에서 배울 줄은 몰랐는데, 결국은 그렇게 되었네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시속 90으로 당기는(?) 맛이 쉬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더군요. 결국 그렇게 해서 곽동원 본부장님 가족이 머물고 계신 숙소에 도착!

 

과감히 화기애애한 사진은 생략합니다. 맛있어서 먹는데 집중한 관계로 사진이 없어서... 입니다.

하루였지만 참 편하게 있었습니다. 소고기도 먹고, 등갈비도 먹고, 버섯도 먹고, 소시지도 먹고, 과일도 먹고...

제주국제대학교 뒤쪽에 있는 곳이었는데, 뒤에는 산이 있고 앞으로는 제주도 남쪽이 보이는 전경이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휴가 중이신데 괜히 방문해서 부담을 드리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숟가락 하나 더 얹을 뿐이라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안 그래도 2~3일을 걷다 보니 지쳐있었는데, 겨우 숟가락만 하나 더 얹는 일이니 부담 없이 쉬었죠.(...응?)

다음 날 스쿠터를 타고 출발하는 모습을 보시더니 곽동원 본부장님이 웃으셨습니다. 사진도 한 장 찍어주시고요. 덕분에 저는 혼자 여행하는 주제에 스쿠터 탄 모습까지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네요.^^ (사진은 맨 마지막에)

 

Tip

남자분들이야 6박 7일을 간다고 해서 5~10kg짜리 배낭을 매는 일이 엄청 힘든 일이지만...(응?) 견딜만 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자분들은 그렇지 않아요. 제주도로 장기 여행을 가시는 여자 분들은 한 벌 정도의 예쁜 옷도 꼭 가지고 가셔야 하니까요. 남는 건 사진이니까요.(역시 뭘 좀 아는 홍보회사의 남자 대리) 그래서 여자 분들을 위해서 제주도에는 짐을 옮겨주는 직업(짐옮김 서비스)을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여행가방을 챙겨가서 2박 3일을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 짐을 옮겨놓고 다시 2박 3일을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고 하는 방식이죠.

 

 

뭘 좀 아는 홍보회사 홍대리가 꼽은 올레길 들릴 만한 곳

중간에 짬을 내서 들른 곳이 있는데 몇 곳을 추천 드려 볼게요.

 

1 이중섭 갤러리 | 이중섭이야 소 그림으로 워낙 유명하신 분이죠. 이중섭 갤러리를 다 둘러보는 데에는 20분이 채 다 안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 감상이 그렇듯, 한참을 한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제주도를 이렇게까지 그려낸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푹 빠져들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김영갑 갤러리 | 제주도는 원래 문화의 불모지였다고 애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렇다기보다는 문화를 향유하고 담아낼 도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얘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김영갑은 사진을 통해 제주도를 담아낸 작가라고 합니다. 루케릭 병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제주도 사진들로 갤러리를 세우기 위해 노력할 만큼 제주도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강했던 사람입니다.

흰백색 벽에 걸려 있는 사진들만큼이나 사계절을 표현한 사진들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추가로 더 말씀 드리면 김영갑 갤러리는 3코스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차로도 갈 수 있지만 3코스를 걷다가 들어가면 제주도의 산과 바람과 들판을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어 더욱 좋은 것 같더라구요. 50미터 아래에 있는 식당의 돈가스도 일품입니다.

 

3 아크아플라넷 | 어마어마한 고래상어가 살고 있는 아쿠아리움입니다. 들어가기 위해 150명 정도는 가뿐하게 기다려야 티켓을 구할 수 있어요. 특히나 가족들끼리 오는 경우가 많아 아주 혼잡하고 시끄럽지만 그것도 매력이라고 생각하시고 가면 좋습니다. 단, 음식은 드시지 마세요. 맛이 별로에요... 차라리 싸가서 먹는 편이 나을 것 같더라구요 비싸고... 그래도 안에 볼거리가 많고 재미있습니다. 바다 속이 다 보이니 한 번쯤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은 들어요. (귀여운 물고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또 걷기가 시작되었는데요, 제가 걸었던 코스 중에 최고는 5코스와 3코스였습니다. 정말 진심 거짓말 안 하고 추천드리는데, 특히 목장과 바다가 나뉜 절벽 위를 걷는 3코스는 기분 상쾌하게 해주는 코스입니다.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제주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안 가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한 번은 혼자 가보세요. 그리고 반대쪽에서 걸어오는 사람들과 인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올레길 코스의 맛이라고 할 수 있고요.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채울 수 있고, 땀 한방울만으로도 시간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것도 매력이랍니다.

 

Tip

걷는 게 마냥 걱정되시는 분들은 차를 가져가셔서, 한 분은 정방향, 한 분은 반대쪽에 차를 대시고 역방향으로 걸으시다가 중간에 키를 교환해서 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네요. 올레길은 걷고, 제주도 여행은 차로 즐기면서 다니시는 분들이라고 하는데, 이런 방법들이 다양해서 여행이 재미있는 거겠지요?

 

휴가 얘길 들려달라고 하길래 적어 보았는데 길어졌네요. 하지만 한 번쯤은 가보시길 정말 추천 드립니다. 어디든지요. 배낭은 무거워도 되고, 무겁지 않아도 됩니다. 장담컨데, 발걸음은 정말 가벼울 겁니다. 길을 잘못 들어도, 실수를 해도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이거든요. 아무도 탓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여행이지만(게다가 모든 사진이 셀카지만), 그 매력이 혼자만의 여행을 위해 짐을 또 꾸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홍보회사 피알원 6본부 IMC팀의 홍용철 대리가 작성했습니다.